[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낙골의 하루는 다른 데보다 두어 시간 이르게 열렸다가 서너 시간 늦게 닫힌다. 막노동판을 나가든 남대문 시장에 지게꾼으로 나가든 새벽 다섯 시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일터가 가까운 이들도 서둘러야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출근 시간에 버스를 얻어 탄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 1.4후퇴 때 흥남부두 LST 오르기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을 것이다. ‘공중도덕’이니 ‘시민의식’이니 하는 게 아직 몸에 배지 않은 시절이라 기본적인 줄서기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버스가 오면 사람들이 지남철에 쇳가루 달라붙듯 몰려들었다. 종점이라 차를 돌리기 위해선 회전반경이 필요한데 그런 것은 아랑곳없었다. 사람을 치지 않으려면 할 수 없이 차를 세워야 했고, 차장이 문을 열면 한바탕 전쟁이 벌어진다. 문 앞에까지 뚫고 가는 게 문제였지 그다음은 진공청소기에 쓰레기 빨려들 듯 들어간다. 뒤에서 밀어붙이기 때문에 되돌아 내릴 수도 없다. 옷이 뜯어진다거나 머리핀을 잃어버리는 건 다반사고,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는 사람에다 몸은 밀려들어 갔으나 책가방을 놓쳐 발을 동동 구르는 학생까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종점에서부터 이 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녘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 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가득 봄 맞으러 가야지 (가운데 줄임) 풀 무덤에 새까만 앙금 모두 묻고 마음엔 한껏 꽃 피워 봄 맞으러 가야지 모레면 벌써 24절기 셋째 ‘경칩(驚蟄)’이다. 경칩은 놀란다는 ‘경(驚)’과 겨울잠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이 어울린 말로 겨울잠 자는 벌레나 동물이 깨어나 꿈틀거린다는 뜻이다. 원래 ‘계칩(啓蟄)’으로 불렀으나 기원전 2세기 중국 전한의 6대 황제였던 경제(景帝)의 이름이 유계(劉啓)여서, 황제 이름에 쓰인 글자를 피해서 계'자를 '경(驚)'자로 바꾸어 '경칩'이 되었다. 경칩에는 개구리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좋고 몸에 좋다고 해서 이날 개구리알 찾기가 혈안이 되는데 지방에 따라선 도룡뇽 알을 건져 먹기도 한다.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즙을 마시면 위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약으로 먹는 지방도 있다. 이때쯤 되면 경기도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 전시원에는 봄꽃들 잔치로 완연한 봄세상이 된다. 그와 함께 수목원 곳곳 얼음 녹은 물웅덩이마다 겨울잠을 끝낸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