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녀 오셨네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오시는고 ♪♪ 봄이 오면 누구나 콧속으로, 입속으로 불러보는 이 노래는 홍난파 선생(1898-1941)이 1932년 작곡해 1933년에 발표했으니 90살이 넘었다. 가사는 노산(鷺山) 이은상(李殷相 1903~1982)의 시조다. 시조를 노랫말로 만들어 올린 첫 작품이라는데, 봄처녀가 새로 단장하고 오는 모습이 여실히 묘사되어 있다. 노랫말, 아니 원 시조는 한국적이면서도 토속의 맛이 은근히 나온다. 멜로디는 부드럽고 선율은 간단하고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뒷맛을 준다고 한다. 동요 같으면서도 동요가 아닌 훌륭한 가곡이다. 이 노래는 '가곡'이란 음악형식이 새로 태어난 근대 초창기의 노래다. 원래 '가곡(歌曲)'은 조선시대 상류층들이 시조에 관현악 반주를 붙여 즐기는 고차원의 성악곡이다. 그런데 1919년 일본 유학을 떠난 홍난파가 일본에서 당시 양악을 배우면서 그때까지의 우리 음악을 되돌아보고 이제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찾아낸 것이 이 '가곡'이다. 나는 덮어놓고 서양음악만을 좋다고
- 이동식 인문탐험가
- 2024-03-20 1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