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세화(歲畫)는 비록 선왕 때의 관례이기는 하나, 60장을 넘지 않았습니다. 나라가 바야흐로 경비를 줄이고 있는 때에 종이와 채색은 말할 것도 없고 한 사람이 20장씩 받아서 석 달을 그린다니, 그들이 세화를 그려 바치는 비용이 이루 다 계산할 수 없습니다. 영구히 혁파하지는 못할지라도 선왕 때의 전례에 따라 그림의 장수를 줄이는 것이 마땅하겠습니다.” 위는 《중종실록》 12권, 중종 5년(1510년) 9월 29일 기록으로 화원이 각자 20장씩 받아서 석 달을 그리므로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사헌부 벼슬아치들이 지적하자 이에 중종이 "세화(歲畫)는 관례의 행사이므로, 내가 처음에는 그러한 것을 알지 못하였다. 이제 마땅히 선왕 때의 관례에 따르겠다."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중종이 벼슬아치들의 지적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훌륭합니다. 세화(歲畫)란 새해를 맞아 미리 화원에게 각기 질병이나 재난 등의 불행을 미리 예방하고 한 해 동안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벽사적(辟邪的)이고 기복적(祈福的)인 성격을 띠는 그림을 그리게 하는데, 그 그림 가운데 골라서 임금께 바치고, 나머지는 벼슬아치들에게 하사합니다. 세화 가운데는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상설전시관 서화실에서 겨울 정기 교체를 하고, 소장 서화 등 26건을 선보인다. 이번 교체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24년도에 산 강세황(姜世晃, 1713-1791)의 <자화상>(보물)과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사업을 통해 보존처리가 완료된 미국 클리블랜드박물관 소장 <호렵도>를 특별 공개한다. 서화3실에서는 2025년 새해를 맞아 조선시대 새해 송축용(頌祝用) 그림인 세화(歲畫)를 주제로 전시한다. 세화는 연말ㆍ연초에 궁궐 안팎의 문과 창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된 그림으로, 주로 상서로운 주제를 담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호랑이, 신선, 매 등이 그려진 작품을 전시하는데,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정홍래(鄭弘來, 1720-?)의 <해돋이 앞의 매>이다. 떠오르는 해와 광활한 바다에 앉아 있는 매의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조선시대 매 그림의 독창성을 잘 보여준다. 서화4실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24년도에 산 강세황의 <자화상>이 전시된다. 이 작품은 강세황이 70살 자기 모습을 그린 초상화로, 오사모(烏紗帽)를 쓰고 평상복을 입은 모습이 특징이다. 이는 “마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청룡도(靑龍圖)’ 그림이 있는데 이는 새해 초 궁궐이나 관청의 대문 등에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붙였던 것으로 여겨지는 그림입니다. 새해를 맞아 나쁜 것을 막고 복을 지키기 위해 그린 이런 그림을 세화(歲畵)라고 하는데 대문에 많이 붙이기 때문에 문배(門排) 또는 문화(門畵)라고도 합니다. 세로 222.0cm, 가로 217.0cm의 큰 그림으로 구름 속에 몸을 틀며 하늘로 오르는 용의 모습을 소재로 다뤘습니다. 몸체를 윤곽선으로 나타낸 다음 먹이 밖으로 번지는 모양으로 주위를 처리하였지요. 섬세한 필선으로 그려져 먹구름 속을 나는 용의 표정에는 위엄이 있으며, 그 아래 굽이치는 파도의 물결이 배경으로 처리되어 이 작품을 그린 화가의 뛰어난 솜씨를 보여줍니다. 색을 약간 칠하였으나 수묵 위주로 그렸습니다. 궁궐에서는 이런 세화를 도화서(圖畵署)에서 그려 골고루 나눠주었습니다. 조선 초기에 도화서에서 그리는 세화는 해마다 60장가량이었는데 중종 때에 이르러서는 신하 한 사람당 20장씩을 내렸을 정도로 많은 양을 그렸습니다. 이를 위하여 임시로 고용된 차비대령(差備待令)이 각각 30장을 그릴 정도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