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피스로드, 컴플라이언스 컨퍼런스, 벤처포럼, 쿨페스티벌..... 영어와 국제 불명 단어가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언어는 단순히 소통의 도구를 넘어 우리의 사고방식, 문화, 그리고 세계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세계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외국어를 사용하거나, 국제적인 용어를 남용하는 현상은 오히려 소통의 장벽을 높이고, 우리말의 값어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외래어의 남용과 순화되지 않은 표현 등 최근 우리말에는 영어, 일본어 등 외래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특히 마케팅이나 미디어 분야에서 외래어를 사용하면 더욱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래어 남용은 오히려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우리말의 독창성을 잃게 만듭니다. 상호를 정함에 있어 'LA HOUSE", "춘천집"은 지명+집으로 다를 게 없습니다. 문제는 'LA HOUSE"는 손님이 득실거리는 데 견주어 "춘천집"은 파리만 날리고 있는 우리의 국어사랑 실종 문화에 있습니다. 국제적인 행사나 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최근 뉴스를 보면 “'또 대형 씽크홀'…부산 사상구 횡단보도서 깊이 5m 땅꺼짐”이라는 제목이 보이고, 또 “강동구 싱크홀 예고된 인재…지반침하 안전지도 공개하라”라는 기사 제목이 보입니다. 그런데 한 제목 안에서도 씽크홀ㆍ땅꺼짐ㆍ지반침하가 같이 나오는 까닭이 무엇일까요? ‘씽크홀’을 다음백과에서 찾아보면 “지표면이 여러 요인에 의하여 일시에 붕괴되어 국부적으로 수직방향으로 꺼져 내려앉는 현상. '지반침하' 또는 '땅꺼짐'이라고도 한다.”라고 풀이해 놓았습니다. 결국 하나의 같은 현상 ‘땅꺼짐’을 놓고 영어로 싱크홀(sinkhole)이라고 쓰고, 한자말로 지반침하(地盤沈下)라고도 쓰는 것이지요. 누구나 알아듣기가 쉬운 우리말 ‘땅꺼짐’을 놔두고 왜 영어나 어려운 한자말을 쓰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국어사전에 ‘땅꺼짐’이 올림말로 되어 있지도 않은 탓도 있지만, 언론인들이 혹시 영어나 한자말을 쓰면 유식하게 보일까 봐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예전 고급 식당에 ‘가든’이라고 가게 이름을 쓴 곳이 많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한 국어학자가 “‘가든’이라고 쓰면 고급식당이고 ‘식당’이라고 쓰면 그저 그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