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사지(予更思之, 다시 생각하다)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조선조 임금의 정치에서 실록의 기록을 보면 ‘반복사지’와 오늘 다룰 ‘여경사지’(予更思之)의 표현이 눈에 띄는 임금이 세종이다. ‘반복사지反復思之’는 ⟪조선왕조실록⟫에 모두 129건이 기록되어 있는데 세종이 51건이다. ‘여경사지’는 ⟪조선왕조실록⟫ 모두 79건 중 세종이 38건이다. 일을 거듭 생각하여 처리했다는 뜻인데 이는 어떤 과제를 신중히 처리한 것이거나 아니면 실록의 기록 표현상 ‘신중히 처리했다’라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상이 어떠한 것인지 살펴보자. 첫째 이런 ‘반복사지’란 어떤 사건을 독단으로나, 반대를 무릅쓰고 억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된다. 둘째 모든 면에서 대화 곧 사맛의 논리[메커니즘] 다시 말하면 커뮤니케이션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법칙을 준수하려 했다고 보인다. 셋째 세종은 가능하면 사람을 벌하기보다 품고 가는 융화(融和)의 정치를 하려 했다고 보인다. 곧 융화는 상대를 이해하고 포용하고 가려는 정신일 것이다. 관리들은 자기 업무에 충실한 나머지 남의 비위를 보면 참지 못하고 상소를 올리는 것이 임무이기도 할 것이다. 문제는 임금이 이런 상황을 잘 아우를 수 있느냐다. 그리하여 지난 글
- 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 2024-10-26 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