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길을 가는 사람을 붙들고 "당신은 왜 사나요?" 하고 묻는다면, 뜬금없는 질문에 누구나 질색하거나 어리둥절할 것이다. 그것도 각본에 짜인 문답이라면 몰라도 갑작스럽게 던진 말 한마디, 각자의 삶에 중요한 핵심이긴 하지만 실로 깊고도 난해해서 쉽게 답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온갖 답이 나올 법도 하다. 예를 들면, “태어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산다.” “잘 살고 잘 먹기 위해 산다.” “죽지 못해 산다. “소풍 가듯 산다.” “애(자식)들 때문에 산다.” “한 편의 연극처럼 즐기며 산다.” “그저 물 흐르듯 바람같이 산다.” “산다는 것이 대수냐, 되는대로 살면 되지” “숨 쉬고 있으니까 산다, 숨 끊어지면 죽는 것이고.” 등등 무성한 답이 예상된다. 생각해 보면 “왜 사느냐?”에 대한 이렇다 할 정답이 없을 것 같고, “숨 쉬고 있으니까 산다.”라는 말에 제일 마음이 간다. 호홀지간(毫忽之間)이라고 했다. 누구나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모호한 상태에서 숨이 끊어지면 그날로 삶을 마감하는 것이 당연지사일 것이다. 늙어 자연사(自然死)하는 죽음이나 병들어 죽는 상황을 빼고, 요즘 텔레비전에
- 일취스님(철학박사)
- 2023-12-10 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