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3월 21일 아침 9시, 랑중 수도원 게스트하우스 문을 나서자 차가운 고산의 공기가 뺨을 스쳤다. 오늘의 여정은 동부 부탄 트라시강(Tashigang)주, 해발 약 3,500m의 매락(Meak) 마을로 트라시강 중심 도시에서 산길로만 7~8시간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두메다. 인근의 사크텡(Sakteng)과 함께 브록파(Brokpa) 문화권을 형성한 곳으로, 고지대 사람들의 숨결이 여전히 살아 있는 마을이다. 사방은 히말라야의 탁 트인 초원과 침엽수림, 그리고 설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매락으로 향하는 길은 한마디로 ‘험난’했다. 안개가 시야를 가리고, 구불구불한 산길은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폭이었다. 원래 이 길은 마을을 잇는 좁은 오솔길에 불과했지만, 2012년이 되어서야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넓혀졌다. 그전까지 매락은 ‘특별 허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제한 구역이었다. 전기와 휴대전화 신호가 닿기 시작한 지도 불과 몇 해 전이고, 초등교육 시설 역시 이제 막 뿌리를 내리는 중이다. 그럼에도 부탄은 전통과 생태를 해치지 않으려 ‘필요 이상의 개발’을 하지 않는다. 덕분에 매락은 천 년 넘게 이어온 자연과 생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지난 8월 7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광주광역시 동구 문화전당로 38.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에서는 <이달의 소장품: 말갖춤>전이 열리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오랜 역사 동안 동서 교역의 중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 지역은 주로 유목민들이 살았으며, 야생 동물들을 길들여서 가축으로 이용해 왔다. 특히 말은 이동, 전투, 사냥 등 유목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말을 타는 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도구들이 발달하게 되었다. 말을 타기 시작하면서 말의 피부가 벗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펠트나 가죽을 말의 등에 놓기 시작했으며, 편안하게 말을 타기 위해 안장도 발명되었다. 말을 다루기 위한 굴레와 재갈, 고삐, 채찍과 같은 도구도 개발되었다. 이러한 도구를 말갖춤, 또는 마구(馬具)라고 부른다. 중앙아시아의 말갖춤에는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다. 안장은 나무로 기본 형태를 만든 다음 가죽으로 감싸서 만들었으며, 안장 앞부분에는 높은 손잡이가 있다. 또한, 말갖춤 곳곳에 동물 뿔이나 까마귀의 발, 독수리 모양, 식물 등과 같은 자연 요소를 창작 동기로 한 장식이 두드러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중앙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