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그의 삶에는 유난히 숫자 4가 많이 등장한다. 1904년 4월 4일생이고 세상을 떠난 해는 1944년이다. 퇴계 이황의 14대손이다. 그가 젊을 때 갇힌 감옥의 죄수 번호도 264번이었다. 그것을 계기로 그의 본명이 이원록이지만 이육사가 그를 대신하는 필명(筆名)이 되었다. 25살 때인 1929년 대구형무소에서 출옥한 뒤 요양을 위해 집안 어른인 이영우의 집이 있는 포항으로 가서 머물면서 이영우에게 죽인다는 뜻의 육(戮)자를 골라서 "저는 '戮史'란 필명을 가지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말은 '역사를 찢어 죽이겠다', '일제 역사를 찢어 죽이겠다', 곧 '일본을 패망시키겠다'라는 의미였다. 이에 이영우는 "혁명적인 의미를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이니, '戮'과 같은 의미를 가지는 '陸'을 권하였고, 이를 받아들여 '육사(陸史)'로 바꿔 썼다고 전해진다. 육(陸)이란 글자는 땅이란 뜻의 명사이지만 동사로 쓰일 때는 사람이나 재물을 강제로 빼앗고 죽인다(戮)는 뜻을 가지고 있기에 기왕이면 온건한 표현을 선택한 것이다. 육사는 1927년 가을 대구에서 일어난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의 피의자로 몰렸다가 2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절정(絶頂) - 이육사(1904~1944) 매운 계절의 채쭉에 갈겨 마침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리빨 칼날진 그 우에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지난 2011년 광복절 66돌을 맞아 MBC텔레비전에서는 이육사 일대기 '절정'을 방영해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드라마 '절정'은 39년이란 짧은 생애를 살다 간 시인이며, 독립운동가인 이육사의 정신과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 제목으로 사용된 '절정'은 1940년 1월 발표된 이육사의 대표 시 가운데 하나로 일제 강점기 속 배달겨레의 애환을 노래한 것이다. 본명이 이원록인 이육사는 '절정'과 '광야', '청포도'를 비롯해 30여 편이 넘는 시를 발표했다. 또 그의 삶을 통틀어 모두 17회 감옥에 투옥됐으며, 광복 한 해 전인 1944년 1월 베이징 주재 일본총영사관 감옥에서 구금 중 순국했다. 그런 이육사 시인의 일대기를 방영했던 MBC텔레비전은 이번 광복절에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와 일본 전통 복식인 '기모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