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서울 은평구 진관동, 내가 사는 동네다. 요즘은 도로이름을 주소로 쓰지만 행정구역 이름으로 진관동이 엄연히 살아있다. 진관동이란 이름은 북한산 자락에 있는 진관사라는 오래된 절 이름에서 비롯됐다. 진관사는 원래 이름이 없는 작은 암자였으나 고려 왕조 초기 천추태후에 의해 목숨이 위태로웠던 현종이 이 절에 숨어들어 진관스님의 보호로 목숨을 건진 뒤에 임금이 되고 나서 진관스님을 위해 절을 키우고 절 이름도 스님의 법호를 그대로 쓰도록 해 큰 절이 되었다. 진관사는 수륙재를 올리는 절이다. 태조 이성계가 고려왕조를 무너트리고 조선을 개국한 뒤에 그 과정에서 숨진 많은 영혼을 천도해 주려고 집권 4년째인 1395년 수륙재(水陸齋)를 처음 지내고는 이곳에 수륙사(水陸社)라는 사당을 개설해 왕실 주관으로 수륙재를 봉행하도록 해 그것이 성종 때까지 이어졌다. 그러고는 잊히다가 1970년대에 진관이란 동명의 스님에 의해 수륙재만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복원돼 2013년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해마다 가을에 진관사에서는 수륙재가 거행된다. 이 의식을 올리는 목적은 죽은 뒤에 윤회의 업보를 받아 물과 땅에 떠돌아다니는 영혼들을 불보살(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이말산을 아십니까? 이렇게 물으면 구파발이나 연신내 쪽 사시는 분들에게는 그게 무슨 질문이냐고 하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질문이 된다. 답은 구파발역 1번과 2번 출구 앞에 있는 높이 132.7m의 나지막한 야산이다. 산 이름이 특이한데 ‘이말산’이라는 이름은 "이 산에 ‘이말(莉茉)’ 곧 ‘말리(茉莉)’라는 흔히 ‘자스민’이라고 하는 꽃식물이 많아서 생긴 이름이다.”라는 것이 은평구청이 설치한 안내판의 설명이다. 그런데 말리화면 말리화지 그것을 거꾸로 만들어 이름을 붙일 이유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는데, 누구는 '이말(莉茉)'이란 이름이 18세기 근간에 등장했고 그보다 먼저는 ‘이말산’(李末山)으로도 불렸다는 기록도 있다는 점을 들어 '이밀산'은 사람들이 그냥 입에서 입으로 불려오다 한자로 표기하면서 붙였다는 말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동네 끝(里末)이라는 뜻으로 불리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한양도성에서 10리 이내에는 무덤을 쓸 수 없었고 여기서부터는 가능했다. 그러므로 이말은 한양도성에서 10리(里) 끝(末)에 있는 산이란 설명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이 산을 필자가 참여하는 동아시아 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