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서울(지금의 경주) 밝은 밤에 밤늦게 노니다가 들어와 잠자리를 보니 가랑이가 넷이도다. 둘은 나의 것이었고, 둘은 누구의 것인가? 본디 내 것이지만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오?” 이 노래는 신라 헌강왕 때 처용이 지었다는 8구체 향가 “처용가"입니다. 또 《삼국유사》의 <처용랑ㆍ망해사> 조에 보면 동해 용왕(龍王)의 아들로 사람 형상을 한 처용(處容)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어 천연두를 옮기는 역신(疫神)으로부터 인간 아내를 구해냈다는 설화가 있습니다. 그 설화를 바탕으로 한 처용무는 동서남북 그리고 가운데의 오방(五方)을 상징하는 흰색ㆍ파랑ㆍ검정ㆍ빨강ㆍ노랑의 옷을 입은 5명의 남자가 춤을 춥니다. 처용무의 특징은 자기 아내를 범하려는 역신을 분노가 아닌 풍류와 해학으로 쫓아낸다는 데 있습니다. 춤의 내용은 음양오행설의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악운을 쫓는 의미가 담겨 있으며 춤사위는 화려하고 현란하며, 당당하고 활기찬 움직임 속에서 씩씩하고 호탕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처용무는 통일신라에서 고려후기까지는 한 사람이 춤을 추었으나 조선 세종(재위 1418∼1450) 때에 이르러 지금과 같은 다섯 사람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궁중(宮中)음악과 춤의 명인, 99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심소, 김천흥 명인은 천진난만한 미소와 함께 유머와 재담(才談)으로 상대와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 특히 낮은 자세로 임하는 겸손의 미덕을 실천해 온 분이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나는 지금도 심소(心韶), 김천흥 선생을 떠 올리면 잊히지 않는 말과 함께 그 표정이 떠오르는 것이다. 바로 지그시 눈을 감은 선생이 “국가로부터 월급을 받고 생활해 왔다는 자체가 참으로 망극하다”라는 진심어린 표현이다. 얼핏 듣기엔 누구나 갖는 마음씨처럼 보이지만, 액수의 다과(多寡)를 떠나 선생의 순수하고 진심이 담긴 마음씨를 엿보게 만드는 말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선생이 장수할 수 있었고, 건강한 삶을 영위해 온 배경도 자세히 살펴보면 건강식이나 운동이 아니고. 바로 국가와 이웃에 감사하는 마음과 겸손의 미덕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 왔다는 점이 주된 요인이 아닐까 한다. 벌써 10여 년 전이다. 심소 김천흥 선생의 5주기 추모문화제가 <국립국악원>과 <심소 김천무악예술보존회> 공동주최로 열린 바 있는데, 당시의 기억을 되돌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은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 창단 41돌을 맞아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모두 사흘에 걸쳐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기획공연 ‘처용(處容) 나례희(儺禮戱)’(아래 ‘처용 나례희’)를 선보인다.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은 한국의집이 재개관하던 해인 1981년 5월 창단되어 올해로 창단 41돌을 맞았다. 그동안 홍금산 초대 단장을 비롯 최현, 송범, 박병천, 정재만, 국수호 등 인간문화재 및 한국 무용계의 내로라하는 원로 지도자들이 예술단장을 역임해 왔으며, 1980년대부터 나라 안팎에 한국의 전통예술을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이번 특별공연은 1981년 창단된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통예술 공연을 지켜온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과 7인의 젊은 예술인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특히 올해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에 새로 부임한 김경숙 예술감독의 첫 기획공연으로 탈을 쓰고 하는 전통극의 양식인 ‘가면희’를 현대적 이미지로 재창조하여 전통적 예술미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처용 나례희’는 무형문화유산인 ‘나례(儺禮)*’와 ‘처용무’, 그리고 ‘처용설화’를 창작 동기로 한 예술 공연으로, 현대적인 미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