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배를 띄울 수도, 뒤엎을 수도 있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군도 민란의 시대'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하정우ㆍ강동원 주연으로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때를 배경으로 힘없는 백성의 편이 되어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적 떼를 소재로 한 영화지요. 악당을 맡았던 조윤 역의 강동원은 이런 말을 남깁니다. "너희들 중 타고난 운명을 바꾸기 위해 생을 걸어본 자가 있거든 나서거라." 악역이 멋있어 보이는 경우는 드믄데…. 그 말의 울림이 오래 남습니다.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은 호민론(豪民論)이란 글을 씁니다. 그 글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하지요. “천하에 두려워할 존재는 오직 백성뿐이다." 그는 백성을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첫째는 항민(恒民)으로 고분고분 법을 따르는 백성이고 둘째는 원민(怨民)으로 한탄하고 불평하는 백성이며 셋째가 호민(豪民)으로 자기가 받는 부당한 대우와 사회의 부조리에 도전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선거를 통한 대표를 만들어 준 것은 백성을 잘 보필하기 위함이지 윗자리에서 방자하게 행동하며 메워지지 않을 끝없는 욕심을 채워주려 함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되돌아보면 왕조 중심의 역사는 있었으되 서민 중심의 역사는 없었습니다. 왕조실록을 만
- 정운복 칼럼니스트
- 2023-04-06 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