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진관사의 한글길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서울 은평구 진관동, 내가 사는 동네다. 요즘은 도로이름을 주소로 쓰지만 행정구역 이름으로 진관동이 엄연히 살아있다. 진관동이란 이름은 북한산 자락에 있는 진관사라는 오래된 절 이름에서 비롯됐다. 진관사는 원래 이름이 없는 작은 암자였으나 고려 왕조 초기 천추태후에 의해 목숨이 위태로웠던 현종이 이 절에 숨어들어 진관스님의 보호로 목숨을 건진 뒤에 임금이 되고 나서 진관스님을 위해 절을 키우고 절 이름도 스님의 법호를 그대로 쓰도록 해 큰 절이 되었다. 진관사는 수륙재를 올리는 절이다. 태조 이성계가 고려왕조를 무너트리고 조선을 개국한 뒤에 그 과정에서 숨진 많은 영혼을 천도해 주려고 집권 4년째인 1395년 수륙재(水陸齋)를 처음 지내고는 이곳에 수륙사(水陸社)라는 사당을 개설해 왕실 주관으로 수륙재를 봉행하도록 해 그것이 성종 때까지 이어졌다. 그러고는 잊히다가 1970년대에 진관이란 동명의 스님에 의해 수륙재만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복원돼 2013년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해마다 가을에 진관사에서는 수륙재가 거행된다. 이 의식을 올리는 목적은 죽은 뒤에 윤회의 업보를 받아 물과 땅에 떠돌아다니는 영혼들을 불보살(
- 이동식 인문탐험가
- 2023-10-04 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