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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노학순 명창과 경토리민요단, “해방가“로 광복을 기리다

국립민속박물관, 노학순의 광복70주년 ‘해방가“

[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815일은 광복절이다. 일제의 침탈로 주권을 잃고 35년 동안의 식민지 생활에서 벗어나 조국의 해방을 맞은 날이다. 특히 올 2015년은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로 전국에서 이를 기념하는 각종 행사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데, 국악계도 나라에서 주도하는 행사, 지방 정부가 주축이 된 행사, 사회단체가 중심이 되는 공연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그 가운데 노학순 명창이 이끄는 <경토리 민요단>의 경기소리 공연이 815일 늦은 3시에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렸다.  

<경토리 민요단>이란 말에서 경()은 서울 경기지방을 의미하는 말이고, 토리란 그 지역의 특징적인 창법이나 음계, 분위기 등을 가리키는 말로 경토리란 경기지방의 특징적인 음악적 요소로 만들어진 민요를 말한다. 이 민요단을 이끌고 있는 지도사범이 노학순 명창이고, 그의 지도를 받는 회원들과 성동구 문화원 중심의 회원들이 친교와 봉사를 목적으로 만든 단체가 곧 <경토리민요단>이다 

 

   
▲ 노학순 명창 외 20명의 "회심곡"

   
▲ 공연 해설을 하는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 회장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 회장은 <경토리민요단>에 대해 이 민요단은 순수하게 민요를 좋아하는 애호가 수준을 벌써 넘어선 준 프로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전국 경창대회의 최우수상이나 문화원 연합회가 주최하는 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점이나 대한민국 국악제를 비롯하여 각 사회단체에서 주최하는 특별공연이나 기획공연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해 왔다는 점이 이들의 실력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더더구나 이 민요단을 지도하고 있는 노학순 명창은 70년대 초 이은관 문하를 거쳐 중요무형문화재(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은주 명창에게 배우고, 이수자가 되었으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서울시 재담의 보유자인 백영춘 문하에 입문하여 산타령도 익히고, 장대장타령을 비롯한 재담소리를 배워 이 종목의 전수교육조교로 인정받은 노력형 소리꾼이다 

이번 공연은 광복70주년을 맞는 기념공연이니만치 특별한 곡목들로 짜여 있다. 먼저 공연이 시작되기 전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 회장은 이번 공연에 대한 의의와 공연할 음악에 대한 해설을 맛깔스럽게 이끌어 냈다. 

   
▲ 한오백년, 강원도아리랑, 신고산 타령 등 동부권 민요를 부른다

   
▲ 경기민요메들리를 부르는 노학순 명창 외 19명

   
▲ "국문뒷풀이"를 부르며 서안에 머리를 박고 조는 모습에 청중들은 배꼽을 잡는다.

공연의 시작으로 부모에 대한 효를 강조하고 있는 회심곡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서 한오백년, 강원도아리랑과 같은 동부권의 민요, 재치와 해학이 넘치는 서울의 휘모리잡가, 언제 들어도 흥겹고 경쾌한 경기지방의 민요, 합창으로 활달하게 부르는 산타령 등이 흥겹게 펼쳐진다. 단순히 소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듬이, 물레, , 물항아리, 다리미 등을 동원하여 청중들의 흥미를 자아낸다. 

특히 세 번째 무대는 남성 소리꾼들만 나와 국문뒷풀이를 한다. 서안에 책을 놓고 국문뒷풀이를 하다가 하나둘 서안에 머리를 박고 잠이 드는 모습을 보면서 청중들은 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다. 청중에 다가서는 노력이 공연에 빛을 더해주는 순간이다. 

공연의 정점은 맨 마지막 순서인 해방가이다. “징용보국단 끌려 갈 적에 / 다시 못 올 줄 알았더니 / 일천구백사십오 년 팔월 십오일 해방이 되어 / 연락선에다 몸을 싣고 부산 항구를 당도하니 / 문전 문전 태극기 달고 방방곡곡 만세소리 / 삼천만 동초가 춤을 춘다 / 남의 집 서방님은 가 살아 왔는데 / 우리집 서방님은 왜 못오시나 

우리 겨레 대표적인 노래 아리랑을 시작으로 이어진 해방가는 해방의 기쁨과 분단의 아픔 등을 담아내었다. 광복절 70주년을 빛내는 민요다. 경복궁타령으로 끝을 맺으며, 무대는 온통 태극기 천지로 막을 내렸다. 광복 70년을 맞아 감동으로 공연을 승화시켜 청중들의 가슴을 벅차게 만든 의미 있는 무대였다.  

 

   
▲ 경기산타령을 부르는 모습

   
▲ <경토리민요단>을 지도하는 노학순 명창의 공연 모습

   
▲ 공연 마지막을 장식한 "해방가" 공연 모습(노학순 명창 외 24명)

공연 중간에 이무성 화백의 영상도 공연을 빛내는데 한 몫을 했다. 평화로운 나라 대한민국, 일제강점기 35년의 고통과 벅찬 광복, 그리고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등을 잔잔한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청중들이 과거를 회상하게 만들었다. 

은평구 진관내동에서 공연을 보러왔다는 진성희(52, 주부) 씨는 공연 내내 한눈을 팔 수가 없을 만큼 몰입했다. 우리 경토리민요에도 이렇게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음을 새삼 느꼈는데 특히 광복절에 해방가를 듣는 감격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노학순 명창과 경토리민요단> 의 훌륭한 공연에 다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 모든 공연이 끝난 뒤 인사를 하는 노학순 명창

광복절을 맞아 무대에 올린 <노학순의 광복70주년 해방가“>. 객석은 물론 통로에까지 가득 앉아 공연을 감상하는 청중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공연 성공을 말해주듯 큰 손뼉과 웃음으로 호응하는 청중들로 공연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수많은 광복절 행사 그 어떤 것에도 뒤지지 않는 귀한 공연이었음을 청중들은 크게 공감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