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나라를 팔아먹는 역사학자들을 고발한다

[서평]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 이덕일, 만권당

   

▲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 이덕일, 만권당


[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총독부의 식민사관은 주로 한국 고대사에 집중되어 있다. 민족사의 뿌리부터 왜곡시키기 위해서다. 먼저 조선총독부는 한국사를 반도사(半島史)로 축소시켜 놓았다. 한국사의 본무대였던 대륙과 해양을 삭제하고 반도사로 가두어둠으로써 한국인들 스스로 자국사를 반도사로 좁게 인식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 다음에 한반도 북부에는 중국의 식민통치기구인 한사군이 있었고, 한반도 남부에는 일본의 식민통치기구인 임나일본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방 후 7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땅에서 동북아역사지도는 조선총독부의 이런 관점을 그대로 추종하고 있다.“ 


만권당에서 내놓은 이덕일이 지은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책은 위와 같은 충격적인 고발장이었다. 일본 사학자도 아니고 한국인 사학자들이 나라를 팔아먹는 지도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제국 말기 을사오적이 되살아온 것인가? 대명천지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한 장의 지도가 국민들 앞에 펼쳐졌다. 동북아역사지도. 중국의 동북공정(현재 중국의 영토에서 일어난 역사를 모두 중국사로 만들기 위한 중국의 역사 연구 프로젝트)과 일본의 독도 도발 등 주변국의 동북아역사 왜곡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북아역사재단에서 47억여 원의 세금을 쏟아 붓고 60여 명의 학자들이 8 년여에 걸쳐 작업한 역사지도 프로젝트 결과물 일부가 국민 앞에 공개된 것이다 


그런데 이 충격적인 지도에는 고구려와 한나라 국경선이 세로로 무 자르듯 뚝 잘려 있다. 국경이란 강과 산맥을 따라 생기는 것인데 이 국경선은 강을 자르고 산맥을 잘랐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독도가 증발했고, 4세기를 나타낸 지도에 신라와 백제가 쏙 빠져 있다. 그것이 실수일까? 실수해서는 안 되는 중대한 일에 그것도 세금 47억을 들이고 내로라하는 역사학자 60여 명이 참여한 결과물이었다. 

 

   

▲ <동북아역사지도> "위・촉・오 221~265", <중국역사지도집>을 표절하여 조조의 위나라 유주가 경기도까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그렸으며, 중국과 고구려의 국경선을 세로로 동강냈다.


지은이는 국회 동북아특위 속기록을 공개하며 동북아역사지도가 중국 동북공정을 추종하고, 일본 극우파의 침략사관을 그대로 따르는 지도임을 현장감 있게 조목조목 짚어간다. 그 지도는 한반도 북부가 중국사의 강역이었다고 주장하고, 심지어 위나라 조조가 경기도 일대까지 점령했다고 그려놓았으며, 일제 식민사학이 발명한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론에 따라 그려진 4세기까지도 한반도 남부에는 백제도 신라도 없었다고 주장하는 지도였음을 확인해준다. 그래서 그는 대한민국의 역사학자로서,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이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기에, 분노했기에, 식민사관에 젖어 있는 우리 역사학계의 현주소를 고발한 것이다.  

단군을 신화의 영역으로 보내버리는 등 고조선사 죽이기에 앞장서온 교수, 독도와 간도 영유권 주장 논리와 자료가 허술하다고 주장하는 교수……. 이런 사람들이 동북아역사지도를 만든 실무자들이었음을 지은이는 확인해준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긴 격이다. 지은이는 동북아역사지도가 그런 꼴로 나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고 말한다 


그들, 식민사학자들은 실수따위 하지 않으며, 명백하게 의도를 가지고 지도를 만든 것이라고 말이다. 자신들이 하늘 같이 떠받들어온 조선사편수회발 한사군 한반도설’, ‘임나일본부설’, 그리고 삼국사기초기 기록 불신론에 따라 치밀하게 지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민족사의 시간과 공간, 사람들을 축소, 폄훼하여 자신들의 식민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선총독부 사관에 광복 70년이 지난 오늘도 식민사학자들은 충실히 엎드려 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 도발이 치밀하고 집요하게, 국가적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오늘, 대한민국 국민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해 역사지도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는 제대로 된 역사, 왜곡되지 않은 역사를 기억하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후대에 물려주고 싶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한여름 소나기처럼 시원하고 통쾌한 역사 고발서가 되어줄 것이다.

 

 

  광복 뒤 친일파 청산 안 된 것이 지금의 사태 불러와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지은이 이덕일과의 대담 


   
▲ 대담중인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 지은이 이덕일
- 박사학위 논문이 동북항일연군관계인 걸로 안다. 그래서 근현대사 전공인 사람이 고대사를 건든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물론 처음엔 근현대사 특히 독립운동사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한 건 맞다. 하지만, 지금 보편화된 시대구분은 바로 조선총독부 때 창작 왜곡된 고대사가 핵심으로 지금이라도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몇 편의 고대사 관련 글을 쓰자 도둑이 제발 저렸는지 치졸한 공격이 심해졌다. 따라서 현재 남아있는 1차 사료들을 확인하고 재구성해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 공격해오는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게 공격의 화살을 쏘는 모든 것이 다 심각하다. 그들의 행위는 특히 그들은 고조선과 고구려 강토를 축소하여 한반도에 국한한 작은 나라로 전락시켰는데 그것은 일제강점기 식민사학을 창조한 일본 쓰다 소키치와 그들의 선생님 이병도를 비판 없이 충실히 따른 데서 오는 것이다. 이는 결국 그들이 나라를 팔아먹는 일을 하고 있음이어서 그것이 큰 문제다.” 


- 결국 우리 역사학계에는 일제 식민사상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거다. 그런데 역사학계 말고도 국어와 미술사 쪽도 심각하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생각을 말해 달라. 


그렇게 보아야 한다. 역사는 물론이지만 국어와 미술사도 우리의 정신문화의 뿌리이기 때문에 식민사상이 큰 해악을 끼쳤을 것이다. 말해 무엇 하랴. 우리는 광복 뒤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을.” 


- 책 가운데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국민의 입에서 1차 사료의 내용이 줄줄 나오는데 식민사학이 어찌 버티겠는가?”라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그런 인식을 하는 사람은 소수이고, 대다수 국민은 이런 진실을 잘 모른다. 더구나 지은이가 지적한 언론카르텔이 건재한데 과연 식민사학을 끝낼 수 있을까? 


학설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분명한 1차 사료를 뒤집을 수는 없다. 또 나 같은 사람을 저들은 논리적으로 따지지 못하고 정신병자로 모는데 그 자체가 이미 저쪽이 자신이 없다는 증거가 아닌가? 게다가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의 입에서 저런 얘기가 나온다면 벌써 이런 논리가 상당히 퍼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저들의 식민사학은 끝날 수밖에 없지 않은가?”  


- 지은이는 그동안 정조의 독살과 관련된 책 곧 조선 왕 독살사건같은 이슈가 될 만한 책들을 많이 내 어떤 이는 지은이가 소위 노이즈마케팅을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정말 그런가? 


정조 독살의 주범은 노론 벽파라고 믿는다. 그 노론 벽파가 매국노 이완용 뒤에서 실질적으로 협상을 주도한 이인직으로 이어진다. 그 이인직의 후예가 바로 친일파들이며, 광복 뒤에 친일파 청산을 하지 못한 탓에 그들 특히 식민사학자들은 건재했다. 따라서 내가 식민사관을 건드리는 것을 그들은 자신들의 뿌리를 흔든다고 생각하여 나를 철저히 매도하고 공격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노이즈마케팅을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노이즈마케팅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 환단고기위서 논쟁이 아직도 분분하다. 이에 대한 얘기도 해달라 

 

환단고기2000년대에 새롭게 등장했는데 쉽게 베껴 쓸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책이다. 그래서 나는 그 가운데 치우 관련 부분만 중국 쪽의 1차 사료를 통해 검증을 해봤다. 그 결과 치우는 역사적 실존 인물임이 분명했다. 따라서 환단고기를 일방적으로 위서로 모는 것은 안 된다. 다만, 환단고기를 무조건 진서로 믿어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학문적 차원에서 검증할 필요가 있고 사실은 정부가 나서야만 한다. 나도 시간이 허락하면 교차 검증할 해보고 싶다.” 


- 앞으로의 계획은 


나는 역사학자이다. 우리 민족의 역사를 식민사학자들이 건들지 못하도록 끝없이 연구하고 책을 쓰는 게 계획이라면 계획이다. 또 나는 양심적 역사 전공자를 배출할 수 있는 대학원대학교를 세우고 싶다. 그러나 여건이 쉽지는 않다.” 


대담 내내 지은이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똬리를 특고 있는 식민사학이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우리 민족이, 나라가 굳건해진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었다. 한 사람의 양심적인 역사학자가 나라를 지탱하고 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