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쓴소리단소리]
내가 자주 지나다니는 곳에는 한 작은 호텔이 있습니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어느 날 호텔 앞에 세워진 선간판에 보니 한글은 한 자도 없고 온통 영어뿐이었습니다. 선간판 옆 벽에 붙어있는 또 다른 간판 역시 한글 몇 글자를 빼고 모두 영어투성이였습니다. 나는 순간 “이 작은 호텔에는 미국인만 오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며칠을 지나다니면서 드나드는 손님을 보니 거의가 서양인이 아닌 중국인들이었습니다.
외국인들도 투숙하는 호텔이니 영어로 안내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한국에 있는 호텔이 간판에 한글 한 자가 없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한글이 세계 으뜸 글자라고 자랑하는 한국인들이 정작 자기 나라 글자를 푸대접 하는 것을 보고 외국인들은 비아냥거리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