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효곤 기자] ‘~에 있어서’는 일본말에서 자주 쓰는 ‘~について(또는 ~にとって、~において)’를 그대로 옮긴 표현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옛 글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데, 개화기 이후, 특히 일제 강점기 이후 쓴 글에서 많이 볼 수 있지요. 그러다 보니 이제는 각종 교과서에서도 거리낌 없이 쓰고 있습니다.
보통 강조하는 뜻이 있다고 여겨 별 생각 없이 이 말을 쓰는 것 같은데, 원래 우리말에는 없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문맥에 따라 얼마든지 빼거나 다른 표현으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 “~에 있어서”는 일본말 “~について”를 그대로 옮긴 말이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아래 보기들을 한번 보세요. 별로 어색하지 않을 겁니다.
* 한국에 있어서의 민주주의는 ~
→ 한국의 민주주의는(한국에서 ~ )
* 그에게 있어서 학교는 ~
→ 그에게 학교는(그로서 학교는 ~ )
* 그는 나에게 있어서도 ~
→ 그는 나에게도(그는 나로서도) ~
* 사람을 사랑함에 있어서 ~
→ 사람을 사랑할 때 ~
아울러 ‘~에 의(依)하여’ 같은 표현도 ‘~으로’라든가 ‘~ 때문에’, ‘~에(을) 따라’ 등으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또, ‘~에 관(關)하여’, ‘~에 대(對)하여’ 등 한문 표현에서 온 말들도 모두는 어렵겠지만 웬만하면 빼거나 다른 말로 고쳐 쓰는 게 자연스러운 우리말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이런 말들을 하나도 쓰지 않는다고 자신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있어서’만큼은 그것이 문제라는 걸 알게 된 이후 단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