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 세종문화회관 뒷쪽에 붙인 광고, 온통 영어투성이다. |
▲ 세종미술관 앞의 백남준전을 홍보하는 것도 온통 영어뿐이다. |
▲ 세종문화회관 지하 음식점들도 영어로 홍보하기에 바쁘다. |
세종문화회관 누리집을 보면 “세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흔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겨레에게 “세종”은 정말 성스러운 임금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글자를 만들었고, 백성을 위해 조선의 문예부흥을 이룩한 분이었지요. 따라서 상호나 단체 이름에 “세종”을 붙이려면 적어도 세종의 업적에 누가 되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더구나 우리말을 짓밟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에 있는 세종문화회관은 “세종”이란 이름을 붙이고서 우리말 짓밟기에 신이 난 듯합니다. 지난해에도 우리 신문이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여전히 그 잘못을 고칠 줄 모르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도 세종문화회관에는 여지없이 영어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물론 한글로 홍보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오늘 1월 7일에 무대에 올린는 <2016 세종문화회관 신년음악회 - ‘어제를 비추어 내일을 열다’> 펼침막은 한글로 쓰여 있으니까 말입니다. 따라서 한글 사랑은 영어사랑에 빠진 나머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지요.
▲ 지난해 연말 붙었던 공연 프스타들, 영어 자랑에 신이 났다.
▲ "스티브바라캇"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후원'말고는 온통 영어다.(지난해)
▲ 저게 무슨 광고일까? 한글은 하나도 없다.(지난해 고발)
세종문화회관 옆에는 "세종가온길"을 시작한다는 간판이 외롭게 서 있습니다. “한글가온길”은 세종문화회관, 신문로 구세군 빌딩, 지하철 경복궁역 사이에 난 길로 주시경 생가터, 한글회관(한글학회)과 세종이 태어난 준수방 따위가 있는 곳으로 한글의 성지라 할 길 이름입니다. 그 한글가온길의 시작에 있지만 우리말을 짓밟는데 이골이 난 세종문화회관은 이 세종가온길에서 떼어내야 할 것입니다.
세종문화회관에 고합니다. 제발 우리말 짓밟기를 그만 두십시오. 만일 그렇게 하지 못할 양이면 이름에서 “세종” 자를 떼어 내십시오. 소귀에 경 읽기가 된다면 우리말을 사랑하는 우리는 다양한 방법을 써서라도 세종문화회관의 우리말 짓밟기를 막아내도록 할 것입니다.
▲ 세종문화회관은 저렇게 한글로 홍보할 줄 안다. 하지만 않는다.
▲ 세종문화회관 한편에 외롭게 서 있는 "세종가온길" 시작을 알리는 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