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한국의 산천을 보면 거대한 산도 광대한 평야도 없지만, 평지보다는 산이 많다. 그러나 크게 위협적인 산은 별로 없다. 산이 많은 만큼 산과 산이 만나는 곳에는 빗물에 패여서 골골마다 계곡도 많다. 산이 있고 계곡이 있고 그런 곳에 적당한 비가 내려 산천을 이루고 있으니 한국은 어디 한군데도 그냥 버릴 곳이 없다. 그만큼 사람살기 좋은 좋은 곳이다.
그렇게 본다면 한국의 산야는 어디인들 명당이 아닌 곳이 없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그 중에서 보다 더 좋은 곳을 찾아 명당에 터를 잡고 살고 싶어하고, 또 그런 곳에 수행처를 만들어 수행하고 기도하면 보다 수도가 잘되고 도를 깨치기가 좋을 것으로 믿기에 그런 곳을 찾아 많은 수행사찰들이 들어섰다.
그래서 한국의 전통절이 들어선 곳은 그 어디를 가보나, 그야말로 산천과 잘 어우러지고 또 깊고 험한 산골짜기에 있어도 절이 들어선 곳만은 아늑한 기도처로서 기가 뻗히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런데, 깊은 산속이 아니면서도 수행도량으로 새롭게 들어선 절이 있어 순례해 보았다.
그곳은 서울 중심에서 50km 이내에 자리 잡은 곳으로 한국에서는 명당이 가장 많다는 용인에 있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있는 나즈막한 산이지만 그 산의 이름은 범상치 않은 문수산이다. 문수산 아래에 넓게 터를 잡고 경사면을 상 중 하단으로 나눠 각 높이별로 정연하게 가람을 조성했다.
이곳에 법륜사를 개창한 스님은 비구니 상륜스님으로 선방에서 기도하는 중에 고요한 선정의 상태에서 밤나무와 참나무가 우거진 아담한 산자락을 보게되었는데 그 산자락에는 맑은 샘물도 있었다. 그 선정 상태에서 스님이 샘터에 이르자 갑자기 거대한 청룡이 하늘로 높이 치솟으며 맑은 물을 뿜어냈다. 잠시 후 물을 내뿜던 청룡이 사라지자 그자리에 관세음보살이 응신으로 나타나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수행하라"
이와 같은 현몽을 한 뒤 이곳에 이르러 보니 이곳이 바로 선정 속에서 관세음보살을 만났던 바로 그곳임을 알게 되었고, 이후 이곳에 법륜사를 개창하게 되었다고 한다. 상륜스님은 법륜사를 개창하면서 대단한 각오로 불사를 진행하였다. 스님은 이 세상에 단 한 번 태어났다는 각오로 천년을 이어가고 만년동안 길이 남을 비구니 수행도량으로 만들기 위하여 정성을 다하였고, 그 노력의 결과 오늘의 용인 법륜사가 2007년 12월 세워졌다.
한 비구니 스님의 크고 한량없는 원력으로 이룩된 용인 법륜사를 순례하고 보니, 과연 사람의 원력이란 크게 마음을 낸다면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사람들은 평생 집없이 살다가 삶을 마감하는 경우도 허다한 일이고, 또 작은 집 하나를 짓는 것도 평생 한 번 하기 쉽지 않은 일인데, 이런 큰 불사가 비구니 스님의 원력으로 이룩된 것을 보면서, 누구나 큰 원력을 세우고 부단히 노력한다면 세상은 불국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