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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무등산 증심사를 가다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무덥던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덧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가을의 문턱에 이르렀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에는  숨이 막히고 기운도 빠져 하루하루가 지겹게 느껴지고, 제발 빨리 여름이 지나가기만을 고대하였다. 그러나, 갑자기 바뀐 날씨에 아침 저녁 서늘한 기운이 돌고보니, 이제는 살만하다는 느낌과 더불어 앞으로 다가올 추위가 문득 걱정이 된다.

 

이렇게 바뀌는 겨절의 변화를 실감하면서, 오백나한전의 전설이 있는 무등산 증심사를 찾았다. 증심사 대웅전 앞마당과 뒷뜰에는 이제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는  배롱나무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배롱나무꽃에는 그동안 백일 가까운 여름내 화사하게 경내를 장식하였고, 이제 가을을 재촉하는 빗방울이 맺혀있어 함초롬하기도 하였다.

 

증심사는 광주 무등산 남쪽자락에 있는 아담한 절인데, 본래 개창은 통일신라 후기 헌안왕 때인 860년 철감선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이후 1094년 고려 선종때 혜조국사가 중수하였다고 하나. 이후 차츰 쇠락하게 되었다. 


조선으로 왕조가 바뀌고 세종시절 전라관찰사 김방이  인근에 저수지를 만들어 농사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여  계속된 가뭄을 극복하고자 2년 여에 걸쳐 저수지 공사를 시작하여 공사를 마무리 하였지만,  어렵게 만든 저수지에는 비가 오지를 않아 물도 차지 않고, 백성들은 곡식도 바닥나고 마실 물도 없어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이에  관찰사 김방은 3일 밤낮을 식음도 전폐한채 하늘에 기우제를 지냈다. 그런 마지막날 김방의 꿈속에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오백전을 짓고 오백나한을 봉안하라는 계시를 내렸다.  이렇게 하여 김방은 증심사 대웅전 뒷편에 오백전을 짓고 오백나한은 모시게 되었다. 

 

이렇게 오백전과 오백나한을 모신 증심사는 이후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지나면서 많은 전각과 유적들이 불에 타버렸다. 증심사는 오백전과 오백나한은 세종시대에 김방이 조성한 것이지만, 이빆에  남북국시대(통일신라시대) 조성된 철조 비로자나상(보물 131호)이 있으며, 또 삼층석탑, 오층석탑, 칠층석탑등 유형문화재가 있고, 오층 석탑에서 발견된 금동석가여래입상과 석조보살입상은 국보로 지정까지 받았었는데, 한국전쟁 중 분실되고 말았다.

 

선조들이 피땀흘려 정성을 다해서 남겨준 우리의 문화유산이고 보물들이지만, 한국에는 전란이 닥칠때마다, 그 수를 알수도 없을 만큼 많은 보물들이 우리에게서 사라져 갔다.  많은 전쟁중에서도 한국역사상 임진왜란 만큼 참혹한 전란이 없을 만큼 처참했지만, 이후 전쟁무기의 발달과, 치열한 전투였던 한국전쟁 또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인명이 살상되고, 그 과정에서 전국이 초토화되고 국보, 보물들이 멸실된 것을 따진다면 그 참혹함은 임진왜란 못지않게 소실되고 말았다.


한국에서 또 다시 전쟁이 발발한다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아름다운 문화유산들이 얼마나 살아남을 지 짐작할 수도 없다. 그래서 전쟁은 피할 수만 있으면 피해야만 한다. 평화의 길을 닦고 민족의 화합을 위해서 가장 열심히 뛰어야 할 사람은 지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런 훌륭한 지도자는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런사람들이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깨어있는 국민들이 선거를 잘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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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