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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국립중앙박물관 "흙으로 빚은 도자제기 특별전"

  감모여재도는 사당이 없는 경우에 사당의 모습을 그대로 그린 그림으로 이동식 사당의 역할을 하였다.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유교국가였던 조선은 임금에 대한 충과 부모에 대하여는 효를 가장 중시 하였다. 그런데 임금과 부모는 살아있을 때만이 아니라, 죽은 선대 왕과 선대 조부모에 대하여도 똑 같이 중요시 하였다.

 

이에 조선은 초기에 국조오례의를 제정하여 길례(吉禮), 가례(嘉禮), 빈례(賓禮), 군례(軍禮), 흉례(凶禮)의 규정을 정하여 시행하였고, 그중에 길례(吉禮)는 제사의 형태로 운영되었다.  그런데 제사는 하늘에 사(社), 땅에는 제(祭)를 사람에게 지내는 제사는 향(享)을 문선왕인 공자에게는 석전(釋奠)이라 하여 대상에 따라 그 이름을 달리 불렀다.

 

국가가 정한 의례에 따라 거행되는 제사에 쓰는 그릇은 세종실록의 "국조오례의" "제기도설"에 의거하면 35종의 제기가 있었다. 여기에 정한 제기는 모두가 금속으로 만든 것이었다. 또 국조오례의 "제기도설"에 정한 각종 제기는 고대 중국의 예서에서 그 영향을 받아 정한 것이다.

 

이렇게 정한 금속제기는  태종 이후로 금속의 공급이 부족하게 되자 세종12년 이후  각 고을에서 필요한 그릇을 자기로 만들도록 하였고, 각 고을에서 제사에 쓰는 그릇을 알지 못하여 그 그릇의 모양이 판이하게 달라지지 않도록 각각의 제기를 각 도에 보내고 이를 본따 만들도록 하였다.  또 사용할 제기를  간수할 창고를 만들어 잘 간수하도록 하였다.

 

제사는 국가나 지방관아나 마을단위 향토제나 집안문중의 제사나 하나같이 소중한 것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제사를 모시는 일은 돌아가신 분을 모시는 일이라도 그 조상이 살아있을 때와 같이 정중히 모시는 것이 기본도리였다. 옛 사람들은 집안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자기 집안 조상신을 모신 사당을 지어서 그곳에 밤나무로 만든 신위를 모시고,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조상신께 무사히 다녀오겠다고 인사하고 길을 떠났고, 돌아와서도 먼저 사당에 들러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돌보아 주어 감사하다고 인사드렸다.

 

하지만 그럴만한 형편이 못되는 가난한 서민들은 조상신을 집안의 작은 골방 다락에 모셨고, 제사는 사당이 아닌 방에서 지냈다. 그럴 때에는 사당의 모양을 본떠기린 감모여재도를 벽에 걸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오늘은 풍성한 한가위다. 한가위는 한 해 동안 열심히 농사지어 거두어 들인 햇곡식과 햇과일로 먼저 조상님께 드리고 자신을 낳고 길러주신 조상님의 음덕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자손들이 건강하고 하는 일이 모두 성취되길 바라고 그 동안 별 탈없이 살아온 것이 바로 조상님이 보살펴준 덕이라 여기며 감사의 제사를 지내는 것이었다.

 

이제 세월도 바뀌어 과학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세상이 되고보니, 조상의 음덕으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싶어진다. 무더위로 시달리던 지독한 여름이 가고 음력 8월 둥근 보름달이 뜨는 오늘 한가위가 옛 선조들이 지켜오던 관습으로만 남게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조상을 생각하고 뿌리를 기억하며, 그를 통하여 후손들에게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 과학과는 동떨어진 일인지도 되새겨 볼 일이다.

 

"흙으로 빚은 조선의 제기전"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 중이다. 전시기간은 2016년 8월 02일 부터 2016년 11월 23일 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테마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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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