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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남한산성 행궁에서 생각해보기

남한산성의 항전과 인조의 삼전도 굴용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이제 남한산성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남한산성의 역사는 삼국시대(한민족의 국가였던 가야 부여를 합하여 오국시대라고도 한다.)부터 한강을 낀 요충지로 성곽과 한강을 지키는 군사주둔지였으나. 옛 성곽의 자취는 많지 않고 주로 조선시대의 성곽이 많이 남아있다.


조선시대 남한산성 내에는 전쟁 등 유사시 왕이 대피하여 기거할 수 있는 행궁을 지었고, 실제로 병자호란 때 청나라의 기마병을 피하여 인조가 피신하여 한동안 농성도 하고, 피신한 동안 온나라에서 지방군대까지 다 동원하여 남한산성으로 집결하였으나 불과 수백명의 청나라 기마병을 당해내지 못하여 결국 송파 삼전동으로 내려와 청나라 심양을 향하여 신하의 예를 갖추고 항복하고 말았던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이때 남한산성 행궁에 가장 오랫동안 임금이 머물렀던 역사적 장소다.


이후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면서 부터 성곽과 행궁들은 돌보지 못하여 무너져 내리고 훼손된 채 거의 버려지다 싶이 방치되었다가, 근래 역사유적 발굴자료조사를 거쳐 대대적인 복원사업을 마무리하여 남한산성 행궁이 지금처럼 복원되었다. 이제 가을이 되면 산천이 아름답게 물들고, 많은 사람들이 평화로운 산책길로 나들이를 하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그리 아름다움만을 느끼기에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인조는 반정을 통하여 광해군을 내쫓고 왕이 되었지만, 그를 옹립한 서인들은 오직 명나라만을 따르던 사대주의자들이었다. 이들은 국제정세상 새롭게 중국대륙을 장악한 청나라를 중국의 동북방 오랑캐로만 여겨 멸시하면서도 이미 청나라에 망해버린 명나라는 신주단지보다 더 귀하게 여겼다. 이들은 망한 명나라를 가장 이상적인 유교이념을 실현하던 황제국으로 여겼다.


조선왕조는, 그 망한 명나라의 유교적 종주권을 조선이 이어받아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살아갔다. 그리하여 조선은 명나라의 뒤를 이어받은 소중화라고 자처하고, 그것을 대단한 자부심으로 여겼다. 그리고 이후 청나라를 치겠다는 북벌정책을 내세웠다. 하지만 그것은 늘 말잔치로만 그칠 뿐이었다.


조선왕조는 오랑캐인 여진족이 힘으로 중국을 침략하고 단번에 차지해버리니, 이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가 없었고, 결국 청나라와 화친하지 않아 이들의 침략을 스스로 자초하였다. 조선왕조가 이렇게 국제정세를 무시하고 스스로 성리학의 외골수만을 고집하는 동안 자신들은 유학의 이상국가를 이룩하였다고 자부하였지만, 당시 세상을 돌아보면, 서양은 해상무역과 정복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유럽은 남북 아메리카를 점령하여 식민지로 만들었고, 더 나아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인도까지 식민지로 만들고 있었다.


이러한 국제정세와는 까마득히 살았던 조선은 이후 200년 후 세도정치를 거친 뒤 결국 일본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다가 그들의 속국으로 전락하고, 한동안 나라도 없는 망국민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늘 이 순간도 국제정세는 긴박하기 그지 없고, 남북은 분단된지 71년이 되었건만 한국내 정치는 요동치고 있다. 오늘의 평화로운 모습이 언제 어떻게 변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국가를 이끌어 가겠다고 나선 지도자들은 자신의 사리사욕보다는 국가와 민족과 세계정세를 그 누구보다도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오늘의 혼란스러운 한국의 정치상황속에 돌아본 남한산성의 하루는 행궁의 가을을 돌아보며 계절의 아름다움에만 빠질 수 없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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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