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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청주 미륵신앙의 큰 절 용화사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충북 청주시내에는 보기드문 큰 절이 하나 있다. 언뜻 보기에 모두가 새로 지은 전각처럼 보여서 그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지만, 그 내력을 알고 보니, 그리 호락호락한 절이 아니었다. 본래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600년은 훨씬 더 되는 것으로 보였다.


무심천 변에 위치하고 있는 절의 이름은 용화사인데, "용"은 고대 한국인의 사상속에서는 물의 신이고, 물은 옛날 말로 "미르"였다. 요즈음 국정을 농단하는 최순실이 만든 재단의 이름이 "미르"이기에 그 이름이 가치가 왜곡되었지만, 아무튼 미르는 물이고 물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신령스러운 동물을 용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고대 우리민족의 생각이었다. 


또 하늘에 떠있는 은하수를 "미리내"라고도 했는데, 이는 너무도 멀리 있는 수많은 별들이 언뜻 보기에는 "하늘에 흐르는 강물"처럼 보였기에 이를 "미리내"라고도 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를 가지고 미래에 이 세상에 다시 오는 부처님을 미륵불이라고 하였으며, 그 부처님이 온다면 이곳에 오시리라 생각하여 미륵불국토를 준비하고 세운 절이 바로 용화사이다.


청주 용화사는 1901년 고종시절 엄비의 꿈에 나타난 현몽에 의하여 중건되었다. 그 내력에 따르면 엄비의 꿈속에 7미륵이 각각 무지개를 타고 나타나 우리는 청주 한 늪에 오랫동안 처박혀 있는데, 어려움에 처해있다. 그러니  빨리 구해내 집을 지어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당시 청주 지주에게 명하여 무심천변을 뒤져보니 과연 미륵불, 석가모니불을 비롯한  석불과 보현보살, 문수보살,  유마거사 등 7구의 불과 보살이 발굴되어, 이를 모시기 위하여 창건했던 것이다. 모셔진 불상과 보살상은 그 규모가 거의 5.5m에 이를 만큼 거대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흙속에 묻혀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커다란 부처님과 보살들은 고려조에 조성된 불상으로 보이며, 이들이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유교를 숭상하는 유생들과 선비들의 탄압속에 절은 불타 없어지고, 불상은 파괴되어 무심천 변에 훼손하여 버려지고 묻어버렸던 것으로 생각된다.


 1901년 발굴해 보니 여러 조각으로 파손되었던 불상들을 근래 보존처리 기법으로 보완한 모습이 오늘의 모습이다. 그러나 수난은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후 한국전쟁으로 다시 훼손되었고, 동란이 끝난뒤 1972년 다시 미륵전을 중건하고 1996년 다시 미륵전을 용화전으로 중창하여 오늘에 전하고 있다.


 용화사의 주불은 미륵불로, 미륵불은 미래세상에 이땅에 다시 올 부처라고 한다. 이는 석가모니 부처가 인도에 생존할 당시에 그의 제자였던 미륵에게 미래에 부처가 될 것이라는 수기를 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석가모니불의 설법에 따르면 자신도 수많은 전생을 거치면서 불철주야 수행을 하였고, 세상에 오기 전에 연등불로부터 수기를 받아서 도솔천에서 호명보살로 있다가 그 생이 다한 뒤에 이땅에 석가족의 왕자로 태어났고, 출가 수행하여 부처가 되었는데, 그와 같이 이 세상에 다시 올 부처는 반드시 도솔천에 한번 태어나는 윤회를 거쳐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미륵은 이 세상에서 죽은 뒤에 도솔천에 환생하여 미륵보살이 되어 도솔천의 중생들을 제도하고 있다고 하며, 그 도솔천에서의 생이 다하면 이땅에 다시 와서 미륵불로 세상사람들을 모두 성불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미륵경(미륵상생경 미륵하생경 미륵성불경)의 요지이다.


청주 무심천변에 세워진 용화사는 이런 미륵신앙의 원력에 따라 이 세상에 반드시 올 미래의 구세주인 미륵불을 기원하며 어렵고 혼란한 세상살이에 힘들어하는 중생들의 마음을 쓸어안고 이들의 기도처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기를 기다리고 있다.  기자가 찾은 날에도 새벽부터 틈틈이 이곳을 찾은 신도들이 있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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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