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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시 감상과 해설 16. 한줌의 흙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한줌의 흙

 

 


조국이란

이 한줌의 흙으로부터 시작된 것

 

땅김이 서리고

흙냄새 훈훈한

이 한줌의 흙!

 

루루천년

조상들의 뼈와 살로 기름지고

선렬들의 피와 땀으로 꽃을 피운

이 한줌의 흙이 모여

조국땅 이뤄졌노라

 

그렇다

밟고선 이 땅이 없다면

그대 어찌 저 하늘에 웃음 날리며

자유로이 두발 옮겨 디딜 수 있으랴

 

따스한 해살이 고맙거든

시원한 바람결 즐겁거든

그대여 먼저

밟고 선 이 땅을 살찌우자

다시는 몰아치는 허풍에

이 땅에서 쭉정이만 날리지 않게 하자

 

우리 모두의 피와 땀을 쏟아

이 한 줌의 흙부터 알뜰히 가꾸자

 

조국이란

이 한줌의 흙으로부터 시작되는 것

 

                          (198322)    







< 해  설 >

 

석화시인이 외친 자아의식”, “주체의식은 결코 이 세계와 사회를 외면한 폐쇄되고 협애한 가 아니다. 인간은 패쇄적이 아니고 언제나 모든 사회관계의 총합으로서 인간의 의식은 시대와 민족과의 관련 속에서 생성된다. 그는 바로 자아를 시대의 거대한 교향곡에 넣어 저기가 밟고선 땅과 맥박을 같이 해왔던 것이다. 시인은 격변시대와 발밑의 토양에 두터운 애착을 안고 삶과 인간에 뜨거운 애정을 보이고 있다. 그의 시에는 하나의 굵직한 주선이 관통돼있는데 그것은 곧 정열이다.

 

아래에 에 대한 시적화자의 뜨거운 정열을 살펴보기로 하자. 한줌의 흙이란 구상적인 ()”을 통해 작자는 조국이란 추상화된 거룩한 ()”을 느낀다. 그러면서 조국=을 위해 모두 피와 땀을 쏟아 / 이 한줌의 흙부터 알뜰히 가꾸자고 조국에 대한 젊은 세대의 성스런 사명감을 환기시킴으로써 조국의 열애지정을 고도의 이성적 경지로 승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석화 씨의 은 우리에게 풍부한 이미지를 안겨준다. 그것은 단순한 물질적 의미의 개념을 초월해 조국”, “민족”, “사회”, “전통문화등등의 구상적이고도 추상화된 숭고한 형상을 안겨주는 까닭이다.

(김문학, “<>의 세계와 세계 속의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