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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홍구 시인의 사람이야기

친구가 있으세요 그럼 되었습니다

[허홍구 시인이 만난 사람 18]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친구가 있으세요 그럼 되었습니다

 

위 제목은 노년(老年)이라는 2줄짜리 제 시(詩)의 내용입니다

너 지금 뭐하니?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다 아시겠지요?

외롭다는 말이며 보고 싶다는 뜻의 또 다른 말입니다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고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날 수 있고

보고 싶으면 친구들은 이렇게 전화하고 만나기도 합니다.

별 볼일이 없어도 외롭고 쓸쓸하면 목소리라도 듣습니다.

이게 친구의 우정이고 사랑이라 해도 맞는 말일 것입니다

 

우리는 한때 돈과 명예에 줏대 없이 마구 흔들리기도 했었고

실패와 좌절에 술로 위로받으며 비틀거리기도 했었지만

친구들과 밤을 지새우면서 토론을 하고 격론을 벌였던

젊고 싱싱하던 때가 있었지만 그 황금 같은 중요한 시간들은

말 그대로 눈 깜짝 할 새에 지나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종로3가 전철역 주변의 노인들과 탑골공원 담장 옆으로

자리를 잡고 장기판의 구경꾼으로 둘러 선 또 다른 우리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떻게 살아야 아름다운 노년이

되는지를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친구가 있으세요? 그럼 되었습니다.

 

 

 

 

 

                                박 명 칠

 

          친구들 가운데 가장 먼저 사장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마누라의 ‘1급비서’라며 호탕하게 웃는다.

 

          떨어지는 낙엽에도 맘이 움직이는 낭만파 사나이

          가슴이 뜨겁고 사나이의 의리를 강조했던 친구다

 

          놀라운 변신의 하나는 목사 사위를 맞은 후 부터

          좋아하던 술도 끊고 착실한 교인이 되었지만

          그도 외롭고 쓸쓸한 날이면 기도와 찬양보다도

          친구가 먼저 생각나서 외로움을 알려온다

 

          모두가 허리와 다리가 아프고 병원 단골손님이지만

          몇 번을 더 만나고 못 만나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

          이제 예전보다 더 많은 외로움이 쌓일 것이다.

 

          "야! 친구야 지금 뭐하고 있노?” 하고

          보고 싶다는 전화가 자주 걸려올 것이다

          늘 하는 우리들의 단골 부탁 "부디 몸조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