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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돌이 아니외다

[석화대표시 감상과 해설 47]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나는 돌이 아니외다

 

 

          내 앞에서 그리고 내 뒤에서

          “자넨 돌이야” 하는 이들이 두루 있어도

          나는 정말 돌이 아니외다

 

          길가에서 돌, 돌, 돌 구른다고

          다 그저 돌이라고 하지 마시우다

          들판에 널려있는

          이름 없는 것들 중의 하나이라고

          어찌 다 돌이겠수

 

          더군다나

          정과 마치를 손에 쥐고서

          “모난 돌이야”라고는 더욱 마시우다

 

          돌이 아닌 것을 자꾸 돌이라 해서

          돌이 되겠수마는

          그래서인지 나도

          돌이 되고 싶을 때도 정말 있수다

 

          그러나 나는 돌이 아니외다

          풀이나 귀뚜라미나 바람일지는 몰라도

          진정 돌만은 아니외다

 

                                  《한국서예》, 1991년 제4호

 

 

 

 

 

< 해 설 >

 

이 작품에서 시인은 소박한 언어와 평이한 이미지로 자신의 시적주제를 선명하게 제시한다. 석화시에서 보면 몽롱시의 의식들이 그의 작품에서 많이 드러난다. 이러한 시들을 보면 상기의 시와 “나의 장례식”, “나는 나입니다” 등과 같은 시들이다.

 

이런 시들에서는 모두 “자아”의 각성을 주제로 한다. 이는 몽롱시의 시인들이 주장하는 “자아에로의 복귀”와 일맥상통한 의식이다. 이러한 의식들은 당시 중국문단에서 장기적으로 존재하였던 “의식형태류시가” 즉 개인을 집체 속에 귀속시키고 “국가”와 “인민”의 한개 분자로 판단하는 시작품들에 대한 반항으로 나타난 “5.4” 이래의 민주의식이다. 하여 “자신”을 잃어버린 중국시단에서는 “자기 찾기”의 몽롱시가 파죽지세로 밀려오게 되었다.

 

석화는 자기의 시에서 평범한 언어들로 이런 의식들을 호소하였으며 개인을 회복하고 개인가치의 실현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자기의 몸속에서 자기를 흔드는 자아이며 더는 다른 외계의 광열 하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며 쫓아가는 “자아”가 아니다. 이러한 자아각성의식은 석화의 초기 시에서 가장 가치가 있는 시로서 남아있다.

 

그는 중국문학에서 자신의 마음을 끊임없이 수련해가고 있으며 자신을 포장하고 있다. 이는 한 시인으로서의 탐구정신과 맹목적인 추종에 대한 반격이다. 비록 형식상의 완전한 탈피는 거치지 못하였지만 이러한 의식자체가 더 중요한 것이다. 석화는 자기의 고백으로 자기의 노래를 부르며 새 시대 청년시인들의 자유스런 마음세계를 한없이 노래한다.(권광화 <중국과 조선족시단의 몽롱시비교연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