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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단원이 가을 소리를 그린 그림 <추성부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0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삼성리움미술관에는 보물 제1393호 <추성부도(秋聲賦圖)>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추성부(秋聲賦)”란 중국 송나라 때의 문인 구양수(歐陽修)가 지은 글로, 조선 후기의 화가 김홍도가 이를 그림으로 그린 것입니다. 그림 왼쪽에는 “추성부” 전체의 글이 김홍도의 글씨로 쓰여 있지요. 글의 끝부분에 ‘乙丑年冬至後三日 丹邱寫(을축년동지후삼일 단구사)’라 쓰여 있어 이 그림이 1805년 곧 단원이 죽기 한해 전에 그린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추성부도〉는 가을 소리를 그린 그림입니다. 그림에는 달창을 사이로 두고 밖에 서 있는 동자가 팔을 펼쳐 안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뭔가를 얘기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마도 이 남자가 책을 읽는데 밖에서 소리가 들렸던가 봅니다. 처음에는 빗소리가 나다가 바람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폭풍우가 쏟아지는 듯 하다가 쇠붙이들이 한꺼번에 울리는 소리가 나자 동자를 불러 나가보라고 했나봅니다. 돌아온 동자는 “별과 달이 밝고 하늘에는 은하수가 걸려 있어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소리들은 나무숲에서 나고 있어요.”라고 합니다.

그렇게 밖에서 들리는 소리는 그저 가을의 소리일 뿐이지요. 집 주변 나무에는 가랑잎 몇 개만 달려 있을 뿐, 구양수는 이러한 정서를 ‘추성부’에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단원의 <추성부도(秋聲賦圖)> 그림은 가을 소리를 기가 막히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지두화법(指頭畵法) 곧 손가락 끝으로 그려 꼿꼿한 필치가 보이고, 불규칙하게 꺾인 나무 가지가 몇 개로 정돈되어 단원 말년의 쓸쓸함을 가을 소리에 담아내고 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