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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봄 같지 않은 봄, 진달래술 어떨까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9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무궁화를 조선의 명화라 하지만은 사실로는 진달네(杜鵑花)가 조선의 대표명화와 가튼 감이 잇다. 진달네는 색깔이 아름답고 향취가 조흘뿐 안이라 전조선 어느 곳이던지 업는 곳이 업서서 여러 사람이 가장 넓히 알고 가장 애착심을 가지게 되는 까닭에 조선에 잇서서 꼿이라 하면 누구나 먼저 진달네를 생각하게 된다. 조선의 봄에 만일 진달네가 업다면 달업는 어두운 밤이나 태양 없는 극지(極地)보다도 더 쓸쓸하고 적막하야 그야말로 ‘춘래불이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되 봄 같지 않구나)’을 늣기게 될 것이다."

 

위는 일제강점기에 나온 잡지 <별건곤> 제20호(1929년 4월 1일)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머지않아 산에는 진달래로 뒤덮일 것입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듯이 진달래 꽃잎이 휘날리면 보는 이의 맘을 싱숭생숭하게 만듭니다. 이 우리 겨레의 꽃 진달래는 다른 이름으로 참꽃 또는 두견화라고도 하는데 이 꽃잎을 청주(淸酒)에 넣어 빚은 술을 두견주라고 부르지요.

 

 

진달래술, 곧 두견주는 꽃의 향기뿐만 아니라, 혈액순환개선과 혈압강하, 피로회복, 천식, 여성의 허리냉증 등에 약효가 인정되어 신분의 구별 없이 가장 널리 빚어 마셨던 우리 겨레의 술입니다. 예부터 “두견주 석 잔에 5리를 못 간다.”라는 말이 전해왔는데 전통 발효술 가운데 가장 도수가 높은 술(18~21도)로 부드럽지만, 감칠맛이 나며 은근히 취기가 올라오는 명주입니다. 코로나19로 봄 같지 않은 봄을 맞은 지금, 진달래 화전을 안주 삼아 두견주 한 잔 마시면 진달래 꽃빛을 닮은 세상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