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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말뚝이 잘난 놈 욕 좀 하련다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5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말뚝이 가라사대

 

                                                   - 이 달 균

 

       어허, 할 말 많은 세상,

       그럴수록 더욱 입을 닫으시오.

       조목조목 대꾸해봐야

       쇠귀에 경 읽기니 침묵이 상수요

       대신 이놈 말뚝이 잘난 놈 욕도 좀 하고

       못난 놈 편에서 슬쩍 훈수도 두려 했는데

 

 

 

 

“이놈 말뚝아! 이놈 말뚝아! 이놈 말뚝아!”

“예에에. 이 제미를 붙을 양반인지 좆반인지 허리 꺽어 절반인지 개다리 소반인지 꾸레 이전에 백반인지 말뚝아 꼴뚝아 밭 가운데 쇠뚝아 오뉴월에 말뚝아 잔대뚝에 메뚝아 부러진 다리 절뚝아 호도엿 장사 오는데 할애비 찾듯 왜 이리 찾소?” 이는 한국 전통탈춤의 하나인 봉산탈춤 제6과장 <양반과 말뚝이 춤>에서 양반이 말뚝이를 찾자 말뚝이가 양반들을 조롱하는 사설이다.

 

한국 탈춤에서 가장 중요한 배역을 말하라면 당연히 말뚝이다. 말뚝이는 소외당하는 백성의 대변자로 나서서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대사로 양반을 거침없이 비꼰다. 특히 말뚝이는 양반을 희화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봉건 질서까지 신랄하게 비판해댄다. 그래서 양반들에게 고통받고도 울분을 배출할 데가 없던 소외당하는 이들을 대신하여 말뚝이는 탈춤에서 신이 난다.

 

여기 이달균 시인은 그의 사설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에서 “어허, 할 말 많은 세상, 그럴수록 더욱 입을 닫으시오. 조목조목 대꾸해봐야 쇠귀에 경 읽기니 침묵이 상수요.”라고 한다. 그렇게 입을 닫으라고 훈수하면서 대신 말뚝이가 잘난 놈 욕도 좀 하고 못난 놈 편에서 슬쩍 훈수도 두려고 한단다. 요즘은 온통 인터넷 세상이요, 누리 소통망(SNS) 세상이다. 그래서 아무나 치고받고 한다. 그러다가 나라가 들썩이는 큰 사달이 나기도 한다. 제발 아무나 치고받는 세상이 되기보다는 이달균 시인의 노래처럼 이 시대 힘없는 사람을 대변하는 ‘말뚝이’가 등장하여 대신 시원하게 치고 받아주면 어떨까?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