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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홍구 시인의 사람이야기

시인의 이력서

[허홍구 시인의 사람이야기 46]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도 늘 반갑게 맞이해 준다.

누구는 마음이 넓다 하여 들판 같은 분이라 말한다.

 

뇌졸중으로 두 번이나 쓰러졌다가도 거뜬하게 일어나

보란 듯이 무슨 문학 행사장으로 쉼 없이 찾아다니며

참여하고 열심히 활동하는 시인의 이야기다.

 

내가 있었던 광화문 5층 사무실 승강기가 고장 나도

지팡이를 짚고도 거뜬하게 걸어 오르내렸던 분이다

인물 시(詩) 한 편 적어 내 기억의 창고에 저장하려 했더니

이미 시집 속에 자신의 이력서를 다 적어 놓았다

 

피난 시절에는 대구 서문시장, 칠성시장, 교동시장에서

장사하면서 공부를 했으니 학교는 야간부만 다녔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꼬박 12년을

야간부 학생으로 공부를 했다니 참으로 대단한 분이다.

오뚜기처럼 살아가는 멋쟁이 시인을 소개한다.

 

 

                           김 원 중

 

 

서울대학교를 안 나왔고 유학도 못 갔다 왔어요

먹고 살기도 바쁘고 힘든 세상을 살았으니까요

일요일도 내내 일을 했으니 장로도 못 되었고요

김원중 노 교수가 말하는 자신의 지난 이야기다.

 

시장에서 장사꾼으로 돈 벌며 공부했던 시인!

시골 초등학교만 빼고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대학과 대학원까지 꼬박 12년을 야간에 공부했다며

그래도 교수ㆍ박사ㆍ시인이라 불러준다며 웃는다.

 

단발머리 여학생 제자 1천 명,

영남이공대학에서 국어 수업받은 제자 2천 명,

영남대학교ㆍ대구대학교 국문학과에서 연극과 문학을 배운 제자 1천여 명,

대구한의과 대학에서 배운 제자 6백 명,

포항공대 제자 4천 명이나 되지만 지금은 자신의 집

방구들에 혼자 누워서 허무한 이력서를 써본단다.

 

아직도 현역 시인으로 활동하는 문단의 원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