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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신윤복 ‘미인도’와 윤용의 ‘미인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5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 조그만 가슴에 서리고 서려 있는 여인의 봄볕 같은 정을 붓끝으로 어떻게 그 마음마저 고스란히 옮겨 놓았느뇨?” 우리가 익히 아는 미인도는 조선 후기의 화가 혜원 신윤복이 그렸는데 화가는 그림을 그려놓고 스스로 감격에 겨워 그림에 이런 글을 적어 놓았습니다. 사계절출판사에서 나온 《한국생활사박물관 10》에는 “다리(가체)를 구름처럼 얹은머리에 동그랗고 자그마한 얼굴, 둥근 아래턱, 다소곳이 솟은 콧날과 좁고 긴 코, 귀밑으로 하늘거리는 잔털”이라는 표현으로 이 여인은 우리 전통미인의 전형이자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 그 자체라고 평가했지요.

 

조선 후기의 현실적 소재를 다룬 이 미인도는 이 방면 으뜸 걸작으로 꼽히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 여인의 전통적 미인상의 한 전형을 보인 작품으로 비단천 먹 채색으로 그린 것이며, 사실적 기법으로 정통초상기법을 따라 머리털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입니다. 또 윤곽선(쌍선)을 그린 뒤 그 안에 채색하는 구륵법(鉤勒法)의 그림이라고 하는데 화폭은 113.9cm x 45.6cm로 현재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미인도가 있습니다. 바로 윤두서의 손자인 윤용이 그린 미인도가 그린 것인데 가냘픈 몸매, 길고 가는 목으로는 지탱하기 어려울 것만 같은 얹은머리에 겨드랑이가 살짝 들여다보일 만큼의 길이가 짧은 것은 물론, 꽉 끼는 소매폭의 저고리를 입고 있습니다. 또 치마는 깡뚱 조여 맴으로써 허리의 잘록함을 강조한데다 폭넓은 항아리 모양에 주름이 많은 치마입니다. 그리고 치마의 길이는 지나칠 정도로 길어 발을 완전히 덮고 있습니다. 신윤복 그림에 견주면 특히 지나치게 큰 얹은머리와 극도로 짧은 저고리가 두드러져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