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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번째로 넓은 평창군, 인구는 겨우 4만

평창강 따라 걷기 제6구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자> 2021년 5월 11일 화요일

<답사 참가자> 이상훈 박순희 봉만호 서혜숙 신영란 오종실 이규석 최돈형 홍종배 모두 9명

<답사기 작성일> 2021년 5월 19일 수요일

 

이날 걸은 평창강 제6구간은 평창읍 상리 평화길 입구에서 시작하여 평창읍 응암리 응암굴 앞 펜션에 이르는 11km 거리다.

 

 

이날 우리가 걸은 답사길이 속한 지명은 상리, 중리, 하리, 유동리, 약수리, 응암리 등인데 이들은 모두 평창읍에 속한다. 이날 걸으면서 평창읍 시가지를 통과하였다. 평창군은 1읍과 7개면으로 구성된다. 평창군지에 나오는 자료 등을 조사하여 평창군에 대해서 약간 자세히 알아보았다. 먼저 년도별 평창군 인구수를 조사하여 <표1>을 작성하였다.

 

 

평창군의 인구수는 1967년 10만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였는데 이후 점점 줄어들어 2020년에는 4만을 겨우 넘기고 있다. 인구수 4만은 서울, 부산, 인천 같은 대도시의 1개 동의 인구수보다 적을 것이다. 도시의 팽창과 시골의 몰락은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된다.

 

평창군의 인구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1966년에 제정된 ‘화전정리에 관한 법률’ 때문이다. 이 법에 따라 경사 20도 이상의 화전을 모두 산림으로 복구시켰다. 화전정리법에 따라 산림을 훼손시키는 화전을 금지하자 산골에서 살던 화전민들은 고향을 떠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산업화라고 볼 수 있다. 농업에 종사하던 인구가 도시와 공장지대로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면서 수도권과 동남권 등의 인구는 급증하고 농촌과 산촌의 인구는 줄게 되었다.

 

 

평창군의 남북 길이는 60km이며, 동서 길이는 45km이다. 평창군의 면적은 1,461km2인데 홍천군(1820km2), 인제군(1646km2), 안동시(1521km2)에 이어 전국 제4위를 기록하고 있다. 평창군은 면적은 넓지만, 임야가 84%를 처지하고 있다. 평창군은 농업에 이용할 수 있는 토지가 적어서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없는 지리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면적보다는 인구수가 지역의 세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평창군 누리집(https://www.pc.go.kr/portal)에서는 매월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공시하고 있다. 2021년 3월 현재 평창군 읍면별 주민등록 인구통계는 다음 <표2>와 같다.

 

 

 

 

 

 

 

 

 

 

 

인구수는 군청이 있는 평창읍보다 진부면이 더 많다. 이러한 현상은 진부면에 영동고속도로 진출입로와 KTX역이 있어서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평창군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마치고 답사기를 시작한다.

 

이번 답사에는 해당(海堂) 오종실 선생이 4명의 새로운 답사객을 초청하였다. 이분들은 ‘해당화’라는 소리꾼 모임의 회원들인데, 해당화는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라는 구호에서 해, 당, 화, 세 글자를 합성하여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노년을 아름답게 보내려는 노력이 매우 돋보이는 모임이라고 생각된다.

 

가양(可洋) 최돈형 교수는 홍종배 교수를 초청하였다. 홍종배 교수는 나와 같이 학군단 훈련을 받아서 잘 아는 친구다. 그는 서울대학교 자연대학 물리학과 교수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임하였다. 우주의 기원, 소립자의 세계, 4차원 시공간 등등 평소에 궁금하던 사항을 물어볼 좋은 기회다. 시인마뇽과 석주, 그리고 석영은 개인 사정으로 이번 모임에는 불참하였다.

 

우리는 평화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낮 11시 15분에 출발하였다. 일행이 9명이나 되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답사 참여자들의 자기소개가 끝난 뒤, 나는 될 수 있으면 3명씩 떨어져서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걸을 것을 당부했다.

 

우리는 강을 오른쪽에 두고 둑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조금 걷자마자 멋을 부려 디자인한 출렁다리가 하나 나타났다. 차는 다니지 못하고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다리였다. 중간에서 굴러보니 다리가 출렁거린다. 어린 손주들을 데리고 오면 좋아하겠다.

 

 

출렁다리를 지나 둑길을 걸었다. 강의 오른쪽은 평창읍내다. 아파트가 몇 동 보이고 작은 건물과 집들이 보였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평창읍의 전체 인구가 8,500명에 불과하니 규모가 클 수가 없을 것이다. 행정 구역상 평창읍은 31개 리를 포함하므로 읍내에 사는 사람은 훨씬 적은 수가 될 것이다.

 

강 따라 15분쯤 걷자 남산(평창읍의 남쪽에 있는 작은 산의 이름) 둘레길이 나타났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강 따라 걸을 수 있는 데크길이 삼림 병충해 방제를 하느라고 이날부터 이틀 동안 폐쇄되었다. 여행이나 답사를 하다 보면 으레 일어나는 돌발 상황이다. 우리는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서 강의 오른쪽 둑길을 걸어야 한다. 사진만 3장 찍고 되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남산 정상으로 오르는 나눔길이 나타났다. 해당이 조금만 올라갔다가 내려오자고 제안을 하였다. 우리는 방부목으로 계단을 만든 데크길을 올라갔다. 중간에 눈길을 끄는 조형물이 보인다. 작은 연못 주변에 물레방아, 새신랑과 새색시 등의 소품들을 배치해 놓았다. 우리는 가까운 전망대까지만 갔다 왔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숲이 연둣빛으로 싱싱하였다. 철쭉이 활짝 피었다. 나뭇가지에서는, 사람으로 비유하면 갓난아이 같은 연두색 잎이 돋아나고 있다. 이름 모르는 들꽃이 사방에서 피었다. 숲에서 향내가 나는 듯했다. 멋진 분위기에 취한 누군가가 판소리 춘향가에 나오는 사랑가 대목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날 답사길에서는 즉석 판소리 공연이 여러 차례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