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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아직 가을이 내려앉지 않은 '금강산 건봉사'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이제 슬슬 가을단풍이 만산을 뒤덮을 계절이다. 하지만 10월 하순인데도 금강산 건봉사의 나무들은 아직 단풍으로 치장할 뜻이 없는 듯하다. 주변에 소나무가 많아서인지 울창한 소나무 숲은 여름같기만 하다. 지구온난화 탓인가? 지난 주말(23일) 찾은 금강산 건봉사는 아직 단풍소식이 감감하다. 10월 말이 다가와 지금이 절정인 것으로 생각하고 먼길을 찾았는데 아쉽기 그지없다.

 

분단 이후 한국의 맨 북쪽에 있는 건봉사는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내리는 가운데 금강산의 남쪽에 있는 절로, 조선시대에는 백두대간의 동쪽에 있는 많은 절들을 거느리던 한국불교의 본산 중에 하나인 큰 절이었으나, 안타깝게 한국전쟁의 포화속에서 사찰이 전소되어 버리고 한동안 빈터로만 남아있었다. 

 

본래 창건의 연원을 찾아 올라가면 신라가 한참 융성하던 법흥왕 7년(520) 고구려의 스님인 아도가 창건하였다고 하나, 지금 그 자취는 찾기 어렵다. 그 당시라면 아직 신라에 정식으로 불교가 공인되지 않은 시기이기에 신라 최초의 절이라 할 수도 있다. 이후 찬란한 역사를 이어오던 건봉사는 조선시대에도 왕실의 원당이 되어 토지와 노비를 하사하였던 절이기도 하였으며, 신심이 깊은 스님과 신도들이 만일염불회를 여러차례 개설하여 불국토를 이루고 성불하기 위한 염원의 절로도 유명하다. 만일(10,000일)이면 거의 30년을 하루도 빼지 않고 기도한다는 것으로, 크나큰 원력이 없이는 할 수 없는 기도다. 만일염불회를 통하여 소원을 빌기도 하였고, 그런 가운데 모인 재물로 절의 전각을 짓고, 부처님을 모시고, 전각의 단청을 하고, 탱화를 그리는 등 불사를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민족의 최대 전란인 한국 전쟁 중 무차별적인 포화로 인하여 오랫동안 쌓아온 기도의 원력마저도 예외 없이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분단의 세월을 맞아 한국전쟁 이후 오랫동안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으로 찾아가지도 못하던 건봉사였으나 1980년 이후 절터를 정비하고 발굴조사를 거쳐 전각들을 하나씩 세워 오늘의 모습이 되었다.

 

건봉사의 많은 전각들 중에서 한국전쟁의 포화를 맞지 않은 건물은 절 입구의 불이문(不二門) 뿐이다.

 

그래서인지 불이문을 지날 때는 숙연한 느낌 마저 든다.  아직 단풍이 내려 앉지 않은 금강산 건봉사의 가을은 깊지 않은 모습이다.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