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해 11월 30일 문화재청은 조선 시대 왕실의 어린이 복식 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전(傳) 영친왕 일가 어린이 옷(총 9건)’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했습니다. 이번에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복식 유물은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조선 시대 왕실의 어린이 옷 모두 9건으로 1998년에 당시 숙명여자대학교 김명자 교수가 기증한 것입니다. 김 교수는 1972년 아들의 돌을 축하하는 의미로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로부터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李垠, 1897~1970)의 옷을 선물 받았다고 합니다.
‘전(傳) 영친왕 일가 어린이 옷’은 사규삼과 창의, 두루마기, 저고리, 색동마고자, 풍차바지, 조끼, 버선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옷들은 일본에서 환수되어 2009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영친왕 일가 복식 및 장신구류(국립고궁박물관 소장)’ 가운데 영친왕의 아들 이구(李玖, 1931~2005)의 복식 유물과 견줬을 때 소재, 단추, 무늬 등이 매우 비슷하다고 합니다.
특히, 이 옷 가운데 어린아이가 입기 쉽게 분홍색 사규삼 아래 녹색 창의를 받쳐 꿰매놓은 ‘사규삼 및 창의’는 조선 시대 왕실과 반가에서 돌옷이나 관례 시 예복으로 입힌 것으로 현재 남아있는 유물이 드물어 희소성이 높습니다. 또 똥과 오줌을 보기 쉽도록 뒤가 트인 ‘풍차바지’는 아이에 대한 배려와 조선 시대 어린이 옷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