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한겨레신문 2월 15일 치 신문 1면에는 대문짝만하게 대통령 후보들의 사진을 올려놓고 제목을 “펜데믹 이후 한국사회 ‘리셋의 시간’”이라고 달아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제목을 좀 길더라도 ”지구촌 돌림병 대유행 이후 한국사회 ‘재시동의 시간”이라고 하면 안 될까요? 책이건 신문이건 글을 쓰는 바탕은 쉽게 쓰기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어려운 한자말이나 외래어 또는 외국어를 써서는 안 되겠지요.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굳이 ’펜데믹‘, ’리셋‘이라는 말을 써야 유식한 것이라고 착각하는 모양이지만 그건 잘난 체와 다름없습니다.
심지어 <우리문화신문>에 들어오는 보도자료들을 보면 기자나 편집자들이 이해하지 못할 어려운 말을 쓰는 곳들이 제법 많습니다. 그래서 나는 해당 보도자료를 쓴 곳에 전화를 걸어 이 기사를 읽는 독자들을 생각해 봤느냐고 묻습니다. “’보도자료‘란 더 많은 이가 읽어주기를 바라는 것일 텐데 이렇게 어려운 말을 쓴다면 짜증 내는 독자가 더 많지 않겠느냐?”라고 물으면 “죄송하다”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그러면서 나는 될 수 있으면 우리말로 바꿔쓰려고 애를 씁니다. 보도자료를 쓴 담당자에게 묻는 것은 물론 <국립국어원> 누리집 ’다듬은말‘ 마당에서 찾아보거나 <한글학회> 누리집의 ’깁고 더한 쉬운말사전‘ 마당 또는 다음이나 네이버 ’지식백‘과 같은 곳을 헤맵니다. 그런 다음 기사를 올리기에 기사 작성과 편집에 훨씬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렇게 올린 기사는 분명 다른 언론과 차별이 되고, 스스로 뿌듯함을 느낍니다. 글을 쓰고, 기사를 쓰는 사람들, 그리고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이 우리말을 사랑해야만 일반인들도 우리말을 사랑한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