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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국악전용 공연장이 곧 <잔치마당의 소극장>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94]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인천에 세워진 국악전용 공연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였다. 서광일 단장을 위시한 풍물패 몇 사람의 연습장소 겸, 공연을 위한 공간인데, 이곳에서 <명인 명창전>이나 <나는 광대다>와 같은 공연들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고, 이어 <광대들의 놀음판>을 열어 풍물, 기악, 무용, 소리 분야로 확대했다고 이야기하였다.

 

무엇보다도 국악전용 공연장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유지해 왔다는 단원들의 노력은 가히 경영 전문가의 수준에 가깝다고 하겠다. 이렇게 높은 평가가 뒷받침되었기에 동 공연장이 인천시로부터 지원금까지 받게 되었던 것이 아니겠는가!. 그야말로 열성 단원들의 국악 보급 운동이 시민들에겐 열린 공간으로 인식되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결과를 만든 것이다.

 

<잔치마당>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이룬 단원들은 이 국악전용 공연장을 <잔치마당 소극장>이라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이 소극장을 통해 인천에 사는 시민들의 삶 속에 국악의 얼이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 가운데서도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취미 풍물반의 운영은 모범적이었다. 프로그램의 지도법을 새롭게 개발한다든지, 시범적인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면서 인근의 많은 주부를 참여케 하여 매우 성공적인 활동으로 평가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인천의 국악전용 극장이 바로 <잔치마당 소극장>이라는 인식도 함께 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이 공연장을 재단장해 고정되어 있던 객석을 가변형 공간으로 바꾸어 더욱 유용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곧 관객들은 관람석에 앉거나 서서 무대를 지켜보았고, 공연자는 무대 위에서 자기의 예능을 펼치는 역할을 해 왔으나, 가변형 공간에서는 역할을 분담하기보다 객석과 무대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의 놀이 공간이 되도록 조정을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잔치마당이라는 사회적 기업은 전국 순회공연이나 나라 밖 공연을 통해서 풍물놀이, 지신밟기, 또는 완판 굿과 같은 인천 고유의 전통문화를 널리 펼쳐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천이 기존에 갖고 있던, 역사라는 이름에 묻혀있던 놀이나 전통문화는 아직도 우리 문화의 중심이 아니라 변방이었다는 점을 확인하듯, 일반인들과의 접촉은 아직도 부족한 상태였이다. 다행히도 소극장을 운영하며 풍물놀이를 주제로 하는 상설공연을 진행해 오고는 있으나, 이 공연만으로는 시민들의 욕구를 수용하기에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인천 지역만의 전통예술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우리문화의 값어치를 전달하는 한계가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고민 끝에 찾은 방법 하나가 바로 지역을 뛰어넘는, 명인들의 공연, 다시 말해 서울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또는 <국립국악원>과 같은 권위 있는 공연장에서 발표하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명인 명창들의 공연을 인천의 <잔치마당 소극장>에서도 올릴 수 있도록 기획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말이 쉽지, 인간문화재급의 명인들이 펼치는 공연들은 서울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지역에서는 그러한 공연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전국의 명인 명창들을 서울의 화려한 무대가 아닌, 인천의 소극장으로 초대해야 하는데, 그 자체가 현실적으로 그렇게 간단하고 쉬운 일이 아님을 공연장 단원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인천의 <잔치마당 소극장>에서는 이러한 문화와 예술의 소외 현상을 타개하는 하나의 시작점을 마련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명인을 초청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은 것이다. 오랜 고민과 토론 끝에 그들이 탄생시킨 기획물이 바로 <명인 명창전>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실제로 전국의 명인, 명창들을 섭외하는 데는 많은 돈이 들게 마련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전통문화를 인천에 알리고자 하는 단원들의 뜻을 헤아려 준 명인들은 흔쾌하게 인천에서의 공연에 참여해 주었다는 점이다. 이에 화답하듯 인천 시민들 역시, 인천에서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명인이나, 명창들의 공연에 큰 기대와 호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인천의 국악전용 공연장인 <잔치마당 소극장>은 지역 예술인들과 전국의 명인 명창들의 공연이 이어지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공연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인식 또한 매우 긍정적이어서 이 지역의 공연장은 전문 인력만을 위해 활용되는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잔치마당이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창단된 만큼, 공연장 또한 공공을 위해 개방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일반인들에게도 대관하기 시작하여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취미 생활을 이곳 소극장에서 펼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의 소극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었다.(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