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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생선장수 저고리, 유행을 따랐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82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며칠 전 ‘데일리안’에는 “올봄엔 '데님 셋업'이 유행하며 이른바 ‘청청 패션’이 재귀했다.”라는 기사가 올랐습니다. 1930년대, 서부극이 유행하며 영화 속 주연 배우들이 청바지를 입고 등장하여 유행했던 그 ‘청청패션’이 다시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옷의 유행이 조선시대 한복에도 있었습니다. 특히 여성의 저고리를 보면 조선 초기인 1580년 청주 한씨의 덧저고리 길이는 무려 81cm나 되어 엉덩이까지 내려갔는데 1670년대의 누비 삼회장 저고리를 보면 42cm로 짧아집니다. 그러던 것이 조선 후기로 오면 극단적으로 짧아졌지요. 1780년 청연군주의 문단 삼회장저고리는 19.5cm이며, 조선말 1900년대에 아주 짧아진 저고리는 길이가 12cm밖에 안 된 것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짧아진 저고리는 젖가슴이 보일락 말락 하는 것은 물론 배래(한복의 옷소매 아래쪽 부분)도 붕어의 배처럼 불룩 나온 ‘붕어배래’가 아니라 폭이 좁고 곧은 ‘직배래’여서 이 정도 되면 누가 입혀주지 않으면 혼자는 도저히 입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맵시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했던 것이 1930년대에 오면 다시 저고리 길이가 길어져 현대와 비슷한 26cm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후기 풍속화를 보면 이렇게 짧은 저고리들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혜원 신윤복의 그림 <어물장수>를 보면 두 사람의 여성이 등장하는데 생선 행상을 하는 젊은 아낙의 저고리가 짧아 젖가슴이 보일락 말락 하지요. 뒷모습만 보이는 나이 든 아낙의 긴 저고리와는 대조적입니다. 물론 저고리 길이의 유행은 기생들이 이끌었을 것이지만 조선 후기쯤 되면 사대부가의 점잖은 여성을 빼고는 많은 여성이 짧은 저고리를 입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