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무궁화를 조선의 명화라 하지만은 사실로는 진달네(杜鵑花)가 조선의 대표명화와 가튼 감이 잇다. 진달네는 색깔이 아름답고 향취가 조흘뿐 안이라 전조선 어느 곳이던지 업는 곳이 업서서 여러 사람이 가장 넓히 알고 가장 애착심을 가지게 되는 까닭에 조선에 잇서서 꼿이라 하면 누구나 먼저 진달네를 생각하게 된다. 조선의 봄에 만일 진달네가 업다면 달업는 어두운 밤이나 태양 없는 극지(極地)보다도 더 쓸쓸하고 적막하야 그야말로 ‘춘래불이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되 봄 같지 않구나)’을 늣기게 될 것이다."
위는 일제강점기에 나온 잡지 《별건곤》 제20호(1929년 4월 1일)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4월이 되면 한국은 온 나라가 벛꽃축제로 들썩이지만 이는 일본 사람들의 하나미(花見, 벚꽃구경)를 들여온 것일 뿐입니다. “창경궁의 현판을 창경원으로 바꿔 달고 나서 2년이 지난 1911년, 일본 놈들이 자기 나라의 정신을 조선에 심는다며 창경원에 대대적으로 벚나무를 심었어요. 자그마치 1,800그루를 심은 겁니다.” 창경원 수의사였던 김정만 선생의 말을 들으면 벚꽃축제에 열광하는 모습이 기가 막힙니다.
실제 우리 겨레는 봄이 되면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부쳐 먹고, 진달래술 곧 두견주를 마시며 잔치했지요. 온 나라는 곳곳에서는 지금 진달래 잔치가 펼쳐집니다. 우리나라 대표적 진달래 잔치인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는 벌써 끝났고, 거제도 대금산 진달래축제, 밀양 종남산진달래축제, 창원 천주산진달래축제, 완주 모악산진달래화전축제, 대구 달성 비슬산참꽃축제, 부여 옥녀봉진달래축제, 당진 면천진달래축제, 부천 원미산 진달래축제를 거쳐 강화 고려산 진달래축제까지 수많은 진달래 잔치가 있습니다. 갑진년 봄에는 이 진달래축제에 한 번 다녀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