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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백범은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다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문화를 사모하게 하자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66]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백범 김구 선생은 1948년 남한만의 단독선거를 반대하고 어떻게 하든 통일을 이루기 위하여 평양까지 가지 않았습니까? 그렇기에 백범을 잘 모르는 무식한 극우파 가운데는 백범이 공산주의와 가까운 인물이었을 거라고 속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소원>을 읽다 보면 백범이 얼마나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는지를 실감합니다. 백범이 <나의 소원>에서 공산주의에 대해 한 말을 들어볼까요? 백범은 민족보다 사상이 우선이라는 공산주의자를 이렇게 말합니다.

 

 

일부 소위 좌익의 무리는 혈통의 조국을 부인하고 소위 사상의 조국을 운운하며, 혈족의 동포를 무시하고 소위 사상의 동무와 프롤레타리아트의 국제적 계급을 주장하여, 민족주의라면 마치 이미 진리권 외에 떨어진 생각인 것같이 말하고 있다.

 

당시 새나라를 건설하려는 지식인들에게는 공산주의가 매력적인 사상으로 비쳤습니다. 사실 공산주의 사상은 언뜻 들으면 그럴듯한 사상으로 들리지요. 그러나 백범은 그러한 공산주의를 꿰뚫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산주의의 위험성을 이렇게 말합니다.

 

시방 공산당이 주장하는 소련식 민주주의란 것은 이러한 독재정치 중에도 가장 철저한 것이어서, 독재정치의 모든 특징을 극단으로 발휘하고 있다. 즉 헤겔에서 받은 변증법, 포에에르바하의 유물론 이 두 가지와, 아담 스미스의 노동가치론을 가미한 마르크스의 학설을 최후의 것으로 믿어, 공산당과 소련의 법률과 군대와 경찰의 힘을 한데 모아서 마르크스의 학설에 일점일획이라도 반대는 고사하고 비판만 하는 것도 엄금하여 이에 위반하는 자는 죽음의 숙청으로써 대하니, 이는 옛날에 조선의 사문난적에 대한 것 이상이다. 만일 이러한 정치가 세계에 퍼진다면 전 인류의 사상은 마르크스주의 하나로 통일될 법도 하거니와, 설사 그렇게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불행히 잘못된 이론일진대, 그런 큰 인류의 불행은 없을 것이다.

 

백범은 아무리 좋은 사상이라도 그 사상을 절대시하는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조선의 성리학이 바로 그렇고, 그래서 백범은 <나의 소원>에서 이런 성리학의 폐단을 비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백범은 다시 이렇게 말합니다.

 

자유와 자유 아님이 갈리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속박하는 법이 어디서 오느냐 하는 데 달렸다. 자유 있는 나라의 법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에서 오고, 자유 없는 나라의 법은 국민 중의 어떤 일개인, 또는 일계급에서 온다. 일개인에서 오는 것을 전제 또는 독재라 하고, 일계급에서 오는 것을 계급독재라 하고 통칭 파쇼라고 한다.

 

백범의 이 말씀을 들으니, 헌법 제1조 제2항이 생각나는군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선한 독재란 있을 수 없습니다. 선한 독재가 처음에는 나라를 발전시킬 수는 있어도 계속될 수는 없는 것이지요. 백범도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노자의 무위(無爲)를 그대로 믿는 자는 아니오, 정치에 있어서 너무 인공을 가하는 것을 옳지 않게 생각하는 자이다. 대개 사람이란 전지전능할 수가 없고 학설이란 완전무결할 수 없는 것이므로, 한 사람의 생각, 한 학설의 원리로 국민을 통제하는 것은 일시 속한 진보를 보이는 듯하더라도 필경은 병통이 생겨서 그야말로 변증법적인 폭력의 혁명을 부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백범은 미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나의 소원>에서 백범은 이렇게 말합니다.

 

미국은 이러한 독재국에 비겨서는 심히 통일이 무력한 것 같고 일의 진행이 느린 듯하여도, 그 결과로 보건대 가장 큰 힘을 발하고 있으니 이것은 그 나라의 민주주의 정치의 효과이다. 무슨 일을 의논할 때에 처음에는 백성들이 저마다 제 의견을 발표하여서 훤훤효효(喧喧囂囂, 수많은 사람이 저마다 떠들어서 시끄러운 모양을 이르는 말) 하여 귀일(歸一, 하나로 합쳐짐)할 바를 모르는 것 같지만, 갑론을박으로 서로 토론하는 동안에 의견이 차차 정리되어서 마침내 두어 큰 진영으로 포섭되었다가, 다시 다수결의 방법으로 한 결론에 달하여 국회에서 결의가 되고, 원수의 결재를 얻어 법률이 이루어지면, 이에 국민의 의사가 결정되어 요지부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요. 민주주의가 언뜻 소란스럽기만 하고 비능률적으로 보이더라도 길게 보면 그게 사회를 건강하게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언뜻 백범은 중국에서만 독립투쟁을 했기에 시야가 좁아 서구의 민주주의는 잘 모를 거라고 속단하기도 쉬울 텐데, 그렇지 않았군요. 백범의 <나의 소원>은 20쪽 되는 글로서 어느 문장 하나 버릴 것 없는 주옥같은 글입니다. 인용하고 싶은 부분이 많지만, 끝으로 백범이 <나의 소원> 마지막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려드립니다.

 

민족의 행복은 결코 계급투쟁에서 오는 것도 아니요, 개인의 행복이 이기심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계급투쟁은 끝없는 계급투쟁을 낳아서 국토에 피가 마를 날이 없고, 내가 이기심으로 남을 해하면 천하가 이기심으로 나를 해할 것이니, 이것은 조금 얻고 많이 빼앗기는 법이다. 일본이 이번에 당한 보복은 국제적, 민족적으로도 그러함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실례다.

 

이상에서 말한 것은 내가 바라는 새 나라의 용모의 일단을 그린 것이거니와, 동포 여러분! 이러한 나라가 될진대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네 자손을 이러한 날에 남기고 가면 얼마나 만족하겠는가. 옛날 한토(漢土)의 기자(箕子)가 우리 나라를 사모하여 왔고, 공자께서도 우리 민족이 사는데 오고 싶다고 하였으며, 우리 민족을 인(仁)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으니, 옛날에도 그러하였거니와, 앞으로도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의 문화를 이렇게 사모하도록 하지 아니하려는가. 나는 우리의 힘으로, 특히 교육의 힘으로 반드시 이 일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우리나라의 젊은 남녀가 다 이 마음을 가질진대 아니 이루어지고 어찌하랴.

 

백범이 앞으로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의 문화를 사모하도록 하지 않겠냐고 하시는데, 지금 한류가 전세계를 돌면서 전세계 젊은이들이 우리 문화를 사모하지 않습니까? 백범은 저 하늘에서 전세계의 한류 열풍을 보며 뛸 듯이 기뻐할 것 같습니다. 백범의 <나의 소원>을 듣다 보니 제 가슴도 다시 청년처럼 뜁니다. 백범! 그는 정말 진정한 우리 민족의 지도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