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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이규보의 풍류세계, 우리도 누려볼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98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6월 21일부터 오는 9월 22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도자기, 풍류를 품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우리나라 전통 문화유산인 도자기를 전라남도의 중요한 문화자산인 정자(亭子)와 엮어 ‘조선시대 풍류(風流)’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풀어보는 전시입니다. ‘풍류(風流)’란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 또는 ‘아취(雅趣:아담한 정취 또는 취미)가 있는 것’ 또는 ‘속(俗)된 것을 버리고 고상한 유희를 하는 것’이라고들 풀이하기도 하며, “음풍농월(吟風弄月)” 곧 맑은 바람과 달빛에 취하여 시를 짓고 즐겁게 노는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고려 시대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이규보(李奎報)는 그의 시 <적의(適意)>에서 “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 / 홀로 잔들어 자주 마시니 / 거문고 소리는 이미 내 귀를 거스르지 않고 / 술 또한 내 입을 거스리지 않네 / 어찌 꼭 지음(知音, 친한 벗)을 기다릴 건가 / 또한 함께 술 마실 벗 기다릴 것도 없구료 / 뜻에만 맞으면 즐겁다는 말 / 이 말을 나는 가져 보려네”라고 노래합니다. 혼자 즐기는 풍류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해지는 시나 그림을 보면 자연 속에서 시(詩)ㆍ서(書)ㆍ화(畵)ㆍ금(琹)과 차나 술. 이런 것들을 즐기는 것을 풍류라고 얘기했을뿐더러 사대부들이 생각하는 유가적인 이상 세계를 실천하는 것이 풍류라고 생각해 왔지요. 그런데 풍류는 이규보처럼 혼자서 즐기기도 했지만, 그린 이를 알 수 없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선비들의 모임(후원아집도, 後園雅集圖)>라는 그림에서 보듯 여럿이 즐기기도 했습니다. 한국인들은 요즘 빨리빨리 문화에 빠져 옛사람들이 즐기던 풍류를 잊었지만,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마음을 가지며, 뜻이 맞는 사람들과 더불어 즐기려는 넉넉한 마음씨로 다시 풍류를 되찾아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