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어제 국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었습니다. 이 시평은 탄핵안 가결 직전에 보내온 것이지만, 이 엄중한 때에 꼭 독자들에게 전달해야만 할 것이란 생각에 실어봅니다.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말) |
정신 나간 격노한 선장이 일부 선원들을 동원하여 배 밑창에 구멍을 뚫었고 물이 들어와 배가 침몰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일등 항해사 두 명은 서로 선장이 되고자 혈안이 되어 있고
승객은 물에 빠져 죽을 위험에 처해 있는데도 일부 선원들은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의는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를 통해 자신의 유불리에 빠져
정작 중요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을 봅니다.
저들이 국민의 대표기관이라는 것에 절망을 느낍니다.
국민 위에 당이 존재하고 개인의 양심 위에 당론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백성은 물이고, 임금은 배입니다.
물이 없으면 배는 떠다닐 수 없으며, 성난 파도는 배를 뒤엎을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이러한 진리를 명심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맹자는 부당한 권위를 타도하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을 주장합니다.
통치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백성들 착취하거나 해할 때
그 폭정에 맞서는 것이 백성의 의무라고 주장하지요.
통치자는 백성들의 안녕을 지켜야 하고 백성에게 헌신해야 합니다.
지도력이 없는 군주를 바꾸는 것은 하늘의 명령입니다.
부당한 권위에 맞서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생업을 포기하고 그 추운 겨울날 시린 바람에 맞서서
밤새도록 촛불을 들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정치권은 아프게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어떤 사람이라도 국민의 지지에 반하여 권력을 누려서는 안 됩니다.
물은 때론 고요하고 때론 맹물처럼 그냥 맹숭맹숭할지라도
성난 파도가 되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배의 밑창에 구멍을 뚫은 선장을 과감히 단죄해야 할 큰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