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세종장헌영문예무인성명효대왕(世宗莊憲英文睿武仁聖明孝大王)의 휘(생전 이름)는 도(祹)요, 자(사람의 본이름 외에 부르는 이름)는 원정(元正)이니, 태종공정대왕(太宗恭定大王)의 셋째 아들이요, 어머니는 원경왕후(元敬王后) 민씨(閔氏)다. 태조(太祖) 6년 정축 4월 임진에 한양(漢陽) 준수방(俊秀坊) 잠저(潛邸, 왕위에 오르기 전 살던 집) 에서 탄생하였으니, 명나라 태조고황제(太祖高皇帝) 홍무(洪武) 30년이다. 영명(英明, 뛰어나게 지혜롭고 총명함) 강과(剛果, 굳세고 결단력 있음))하고, 침의(沈毅, 침착하고 의지가 강함) 중후(重厚)하며, 관유(寬柔, 너그럽고 부드러움) 인자(仁慈) 공검(恭儉, 공손하고 검소함)하고, 또 효도하고 우애함은 천성이 그러하였다.“
위는 《세종실록》 총서에 나와 있는 세종임금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를 보면 세종은 628년 전인 태조 6년 정축 4월 임진 곧 서기 1397년 5월 15일에 한양 준수방(俊秀坊) 잠저(潛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럼 태어난 곳 준수방은 지금의 어디일까요? 조선 전기 한성부의 관할구역은 크게 중부(中部)ㆍ동부(東部) ㆍ서부(西部)ㆍ남부(南部)ㆍ북부(北部)의 5부(五部)로 나누고, 그 가운데 북부(北部)는 광화방(廣化坊)ㆍ순화방(順化坊)ㆍ준수방(俊秀坊)ㆍ의통방(義通坊) 등 10방이 있었지요.

그 가운데 준수방은 현재 종로구 통인동, 옥인동 일대로 경복궁 서쪽 문인 영추문길 맞은편 의통방 뒤를 흐르는 지금은 복개된 개천 건너편인데, 청운동을 흘러내리는 한줄기 맑은 물과 옥인동으로 내려오는 인왕산 골짜기의 깨끗한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입니다. 현재는 경복궁 전철역에서 북쪽으로 200여 m쯤 가면, 길가에 작은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는 표지석 하나만이 달랑 있을 뿐이지요. 대단치 않은 사람들도 생가 하나쯤 복원해 두는 세상인데 우리 겨레의 위대한 스승이신 세종대왕의 생가 복원이 안 된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