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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여러 날 오래 내리는 비 '오란비'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오란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해마다 이맘때 찾아오는 것이 바로 ‘장마’인데 ‘장마’를 가리키는 토박이말 ‘오란비’를 아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지 않습니다.

 

제가 여러 해 앞부터 여기저기서 알려드린 적이 있기 때문에 그걸 보신 분들은 알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란비'라는 말은 안타깝게도 우리가 자주 보는 말집(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한 말집(사전)에 올라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들고 계신 똑말틀(스마트폰)으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열린 말집(사용자참여형 사전)인 ‘우리말샘’에만 ‘‘장마’의 옛말’이라는 풀이가 있고 그 어떤 곳에서도 ‘오란비’를 풀이해 주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오란비’라는 말이 있었다는 것을 알기 어렵고 그 말을 쓰는 것은 더 어려울 거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장마’라는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 찾아보면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또는 그 비’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말밑 어원 풀이에 ‘장’이 한자 ‘길 장(長)’에서 왔다는 것도 밝혀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옛말로 ‘오란비’가 있다고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왜 ‘오란비’를 찾으면 ‘장마’의 옛말이라는 풀이가 안 나오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좀 바로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장마’와 비슷한 말로 ‘임우’가 있다고 되어 있는데 ‘임우(霖雨)’는 한자말로 ‘장마 림/임(霖)’에 ‘비 우(雨)’로 이루어진 말입니다. 오늘날에는 이렇게 ‘장마 림’또는 ‘장마 임’이라고 새기는데 1527년에 최세진이 만든 한자 배움책인 ‘훈몽자회’에는 ‘오란비 림’으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장마’라고 하기 앞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오란비’라는 말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냥 ‘장마’라고 하면 ‘여러 날 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는 뜻’을 얼른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이 참일입니다. 그와 견주어서 ‘오래’라는 뜻의 ‘오란’과 ‘비’를 더한 ‘오란비’라는 말은 말에서 오래 비가 내린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어서 우리가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요즘 날씨는 '오란비'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비가 오는 날보다 안 오는 날이 더 많으니 말입니다.

 

더 나아가  요즘에는 ‘오란’이라는 말을 안 쓰고 ‘오랜’이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얼른 알기 어려워하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오란비’를 요즘 자주 쓰는 말인 ‘오랜’을 넣어 ‘오랜비’라고 다듬어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장마’라는 말을 자주 쓰는 만큼 같은 뜻의 토박이말 ‘오란비’도 자주 떠올려 쓰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라고 '오란비'를 요즘말로 하면 ‘오랜비’라는 풀이를 해 주는 분들이 별처럼 많으면 좋겠습니다.

 

아래와 같이 오란비 맛이 나는 노래도 있으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배움을 도왔던 한소윤 어린이가 손수 만든 노랫말에 염경아 님이 가락을 붙여 주셨고 박하솜 어린이가 부른 토박이말 노래랍니다.

 

▲ 주룩 주룩 오란비 (박하솜 노래, 염경아 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