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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영하 몇 도'라는 숫자보다 '맵차다'가 더 시린 까닭

[오늘 토박이말]맵차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대한(大寒)이 소한(小寒)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

 소한(小寒)이 그제였는데 옛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기상청 예보대로 온 나라에 영하권의 강추위가 찾아왔고, 밤부터는 눈발까지 날리는 곳도 있을 거라고 합니다. 아침 출근길, 슬기말틀(스마트폰) 날씨 앱을 켰습니다. 곳에 따라 달랐겠지만 '영하 몇 도', '체감 온도 영하 몇 도'와 같은 숫자만으로는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얼굴을 때리는 바람의 느낌을 설명하기엔 어딘가 부족합니다. 단순히 온도가 낮은 것이 아니라, 바람이 마치 날카로운 채찍처럼 살을 파고들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럴 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쓰시던 토박이말 '맵차다'를 꺼내 봅니다.

 

 

'맵차다'는 '(바람이나 날씨가) 맵고 차다'는 뜻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말 속에 들어있는 촉각적 심상입니다.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 맛처럼, 추위가 단순히 차가운 것을 넘어 살갗이 아릴 정도로 독하고 맵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오늘 날씨 정말 춥네"라는 건조한 말보다, "오늘따라 바람이 참 맵차다"라고 할 때, 우리는 비로소 겨울의 한복판에 서 있음을 실감합니다. '강추위'나 '한파' 같은 한자어가 기상청의 언어라면, '맵차다'는 칼바람을 뚫고 하루를 살아내는 우리네 서민들의 언어인 셈입니다.

 

바람이 맵찬 오늘, 옷깃을 아무리 여며도 빈틈을 파고드는 한기가 야속하실 겁니다. 하지만 쇠가 뜨거운 불과 차가운 물을 오가며 단단해지듯, 이 맵찬 바람 또한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겨울의 담금질이라 여겨보면 어떨까요?

 

오늘 퇴근길, 소중한 사람에게 문자 하나 남겨보세요.

"바깥바람이 몹시 맵차네요. 옷 따뜻하게 입고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 맵찬 바람을 녹이는 것은, 결국 사람의 따뜻한 말 한마디일 테니까요.

 

[잠깐! 오늘의 토박이말 상식]

▶맵차다 [형용사]

1) (바람이나 날씨가) 맵고 차다.

2) 성격이 옹골차고 다부지다.

 

[ 작가들을 위한 덤]

겨울 장면을 묘사할 때, "기록적인 강추위가 몰아쳤다" 같은 뉴스 식 표현 대신 이렇게 써보세요.

"문틈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왔다. 살을 에는 듯한 맵찬 기운에 나는 저절로 몸을 웅크렸다."

글을 읽는 순간,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생생함을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