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9. 전봉준이 마시고 기력을 찾은 전통술 죽력고
전북 정읍에는 시도무형문화재 제6-3호 향토술담그기로 지정된 전통술 죽력고가
전해집니다. 죽력고(竹瀝膏)는 청죽 곧 갓 베어낸 푸른 대를 잘게 쪼개 불에 넣어
구워 스며 나오는 진액 곧 죽력을 소주에 넣고, 꿀과 생강즙을 넣어 끓는 물에다
중탕하여 빚는 술입니다. 죽력고는 대나무가 많은 전라도 지방에서 빚은 약용주로
한방에서는 어린이가 풍으로 갑자기 말을 못할 때 구급약으로 사용되었는데, 생지황·
계심·석장포 따위의 한약재를 넣어 빚기도 하였지요.
죽력고는 조선시대 유중림의 ≪증보산림경제≫와 서유구의 ≪임원십육지≫ 등에
나옵니다. 또 최남선의 ≪조선상식 문답≫에서는 평양 감홍로(甘紅露), 전주
이강고(梨薑膏)와 함께 죽력고(竹瀝膏)를 우리나라 3대 명주로 꼽았습니다. 매천
황현이 쓴 ≪오하기문(梧下記聞)≫에는 ‘전봉준이 전북 순창 쌍치에서 일본군에
잡혀 흠씬 두들겨 맞고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서울로 압송될 때 죽력고를 먹고
기운을 차렸다.’라는 기록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