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양 아무개가 공주목사가 되었는데 삼복에 파리가 많은지라 양이 이를
싫어하여 아전으로부터 기생과 종들에 이르기까지 매일 아침 파리 한 되를 잡아
바치게 하고 이를 독촉하니 위아래 할 것 없이 다투어 파리를 잡느라 쉴 겨를이
없었다. 이리하여 주머니를 가지고 파리를 사러 다니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을 파리 ‘승(蠅)’ 자를 써서 <승목사(蠅牧使)>라고 불렀다.”위는 조선 전기 문신이며 학자인 성현(成俔)의 수필집 ≪용재총화(慵齋叢話)≫에 나오는 글입니다. 용재총화는 조선시대 수필문학의 백미(白眉)라는 평가를 받지요. 또 고려에서 조선 성종 대에 이르기까지 만들어지고 변화된 민간 풍속이나 문물제도 ·문화 ·역사 ·종교 ·예술 등 당시 사람들의 삶을 골고루 다루고 있어 민속학이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구비문학(口碑文學) 연구 자료로 활용되지만, 승목사 같은 재미있는 내용이 많으므로 이 무더위에 원두막에서 파리를 쫓으며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