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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16. 옛 여인들이 가까이하던 규중칠우의 하나 가위 이야기


“물시계 소리는 낮아지고, 등불은 반짝이니 / 비단 휘장은 차고, 가을 밤은 깊어라 / 변방 옷을 다 지어 가위는 차가운데, / 창에 가득 파초 그림자가 바람에 흔들리네.” 허난설헌의 작품 <추야사(秋夜詞)>입니다. 이미 옷을 지은 지가 오래되어 가위가 차가워졌는데 옷을 드릴 임은 오지 않습니다.  

가위는 2개의 날[刃]을 엇걸어서 옷감·종이·머리털 등을 자르는 기구로 교도(交刀), 전도(剪刀), 협도(鋏刀)라는 말로도 불리었습니다. 가장 오래된 가위 유물은 기원전 1000년경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철제 가위라고 하는데 양털을 깎는 데 주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우리나라에도 경주 안압지에서 가위 유물이 나왔지요. 

늘 옷을 짓는 일을 하던 옛 여인들은 바늘, 자, 다리미 등과 함께 가위는 아꼈습니다. 그래서 조선 후기에는 규중 부인들의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침선의 7가지를 의인화하여 인간사회를 풍자한 <규중칠우쟁론기(閨中七友爭論記)> 같은 작품도 나왔지요. 그 규중칠우쟁론기에는 “교두 각시 양각(兩脚)을 빨리 놀려 내달아 이르되, ‘척부인아, 그대 아모리 마련을 잘 한들 버혀 내지 아니하면 모양 제대로 되겠느냐. 내 공과 내 덕이니 네 공만 자랑마라.’”라며 가위가 잘난 체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여기서 칠우(七友)는 세요각시(細腰閣氏:바늘)·척부인(尺夫人:자)·교두각시(交頭閣氏:가위)·울낭자(熨娘子:다리미)·청홍흑백각시(靑紅黑白閣氏:실)·인화낭자(引火娘子:인두)·감투할미(골무) 등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