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닥구앙, 나쓰께, 하구사이쓰께들은 말할 것도 업시 우리네의 김치에는 족달불급임니다. 위선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김치 맛을 본 후에는 귀국할 생각조차 업서진다니 더 말할 것도 업고 서양 사람들도 대개는 맛만 보면 미치는 것이 나는 서양 음식을 먹고 그러케 미처보지 못한 것에 비하면 아마도 세계 어느 나라 음식 가운데에든지 우리 나라 김치는 조곰도 손색이 업슬 뿐 안이오 나의게 물을 것 가트면 세게 뎨일이라고 하겟슴니다.”
위 글은 일제강점기 때의 잡지 ≪별건곤≫ 제12·13호(1928년 05월 01일 발행, 조선의 자랑호)에 실렸던 시인 류춘섭의 “조선 김치 예찬”이란 글 일부입니다. 또 같은 잡지에서 “중국 음식은 육류가 너무 만히 들어서 먹은 후에 구미가 청신(淸新)치 못할 때에 제일 사모되기는 배추김치와 고초장이엇슴니다.”라고 털어놓습니다. 그밖에 신형숙, 이정섭, 손진태, 김준연, 유영준 등 당대의 지식인들은 한결같이 ‘외국에 가서 생각나던 조선의 음식’이 김치였다고 고백했지요.
아마 현대 한국인들도 외국에 나가면 가장 많이 생각나는 것은 김치일 것입니다. 요즘 김치 파동이 일어 김치가 아니라 “금치”라고 부른다는데 그래도 김치를 안 먹을 수 있나요? 김치는 맛도 좋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성분 덕택에 암도 이겨낼 만한 세계적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