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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50. 새 세상의 풍경에 벅찬 느낌을 받는 판소리 “고고천변”


“치어다보니 만학천봉이요, 굽어다보니 백사지로다. 허리 굽어진 늙은 장송, 광풍을 못 이겨 우쭐우쭐 춤을 출 제, 원산은 암암, 근산은 중중, 기암은 촉촉, 뫼산이 울어, 천리 시내는 청산으로 돌고, 이 골 물이 주르르르르, 저 골 물이 콸콸, 열에 열두 골 물이 한데 합수쳐 천방자 지방자 얼턱져 구비져 방울이 버끔, 저 건너 병풍석에다 마주 쾅쾅 마주 쌔려”
 


위는 “고고천변일륜홍”으로 시작하는 판소리 <수궁가> “고고천변” 한 대목입니다. 이 사설은 별주부가 처음으로 수궁 밖을 벗 어나 용왕의 병에 쓸 토끼의 간을 구하러 세상으로 나오는데 풍경이 모두 새롭고 감당할 수 없으리만큼 벅찬 느낌을 담은 것입니다. “시내는 푸른 산을 돌아 이 골 물은 주르르르르, 저 골 물은 콸콸, 열두 골 물이 합쳐져 구비져서 물방울이 일고” 한자말이 섞이긴 했지만 아름다운 우리말을 잘 구사하는 소리라 하겠지요. 그만큼 자연을 기막히게 표현한 것으로 워낙 인기가 있어 진작부터 독립되어 불리고 있는 대목입니다. 


판소리에서는 이 “고고천변‘처럼 가사 첫 머리를 제목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춘향가> 가운데 “쑥대머리”나 <심청가> 가운데 “범피중류”가 그것입니다. 판소리는 듣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설 내용을 알고 들으면 참으로 재미있습니다. 이 가을 “고고천변’을 들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