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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어치만 사면 '경품권' 드림니다


< 1원어치만 사면 경품권 한 장을 드림니다. >


상뎜마다 꼿장식을 하고 붉은 긔를 날리고 섯달 선물을 드린다고 찬란한 광고를 세우고... 쇠잔과 탄식 뿐으로 항상 회색 빗이 든 적막한 시가가 고만 한 활긔라도 보여주는 일은 우리가튼 가난한 월급장이에게도 조곰쯤은 조와 보이는 일이다. 그럿타! 『1원 어치만 사면 경품표를 준다는데...』 하고 집안 사람에게 졸리기는 더 할망정 넘어나 쓸쓸히 살아오는 우리의 마음과 눈과 귀의 심심 파적만 식여주는 것도 한 편으로 고마운 일이다.
-별건곤 제2호,1926.12.1-

우리나라에 ‘경품(景品)’이란 말이 들어 온 것은 일제강점기로 생각된다. ‘언제든지 의심스런 景品附 大賣出 內容 이약이(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잡지 <별건곤>에 실린 것 보다 이른 ‘경품’ 예는 동아일보 1922.1.13일자 ‘景品券이 禍根, 西洋人의 호주머니에서 훔친 돈 중에 경품권이 있는 것을 알고 추첨을 하려다가 逮捕’라는 기사 따위를 꼽을 수 있다.

‘경품=공짜,횡재’와 같이 인식 되어버린 ‘경품’은 일본어 케이힌에서 온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경품(景品):「1」특정한 기간 동안 많은 상품을 팔고 손님의 호감을 얻기 위해, 일정한 액수 이상의 상품을 사는 손님에게 곁들여 주는 물품.「2」어떤 모임에서 제비를 뽑아 선물로 주는 물품. ‘덤 상품’으로 순화.’ 라고 되어 있다. 일본말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고 있다.

일본국어대사전<大辞泉>을 보면, ‘けい‐ひん【景品】:1 商品に添えて客に贈るおまけの品物。2 催しなどで、主催者側が参加者に贈る品物 ’라고 되어 있는데 ‘1 상품에 딸려 손님에게 주는 덤 상품 2 행사 등에서 주최자 쪽이 참가자에게 주는 물건’으로 번역된다. 국어사전은 ‘특정한 기간 동안 많은 상품을 팔고 손님의 호감을 얻기 위해’라는 수식어를 달았지만 간결하기는 일본사전이 간결하다. 경품이란 어차피 덤으로 주는 것이라 ‘호감을 얻어’ 서 물건을 더 팔기 위한 것이므로 마치 큰 혜택이라도 되는 양 군더더기를 붙일 필요는 없다. 그런 과잉친절 보다는 ‘일본말’임을 밝히는 게 도리다.

연말연시뿐만 아니라 각종 모임 끝에 거의 ‘경품권 추첨’시간이 있는데 이때 우리말 ‘제비뽑기’ ‘복나누기’ 식으로 고쳐 쓰는 게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