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에는 독점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독을 만들려고 점토를 파낸 구덩이가 있어 이렇게 불렀으며 지금 중화초등학교 동쪽에는 독을 구어 내던 독점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또 신내동 지역에는 옹기 가마터가 8군데나 있었으며 여기서 일한 사람만도 200여 명으로 규모가 꽤 큰 것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서울이지만 과거에는 경기도였던 중랑구에 옹기 터가 자리할 수 있었던 것은 양질의 흙과 땔감 조달이 가능했고 옹기 소비층인 서울이 바로 지척이었던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중랑의 옹기점과 옹기장, 중랑문화원>에 따르면 40여 년 전만 해도 서울 사대문 안팎에는 옹기전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안쪽으로는 주로 마포나루를 끼고 염천교까지 옹기전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이곳은 소금과 젓갈을 공급하는 길목으로 옹기는 새우젓 철과 김장철에 많이 팔렸지요.
2002년 9월 서울 무형문화재 30호로 지정된 배연식 씨를 비롯하여 80년대 말까지 중랑구 일대에는 옹기점과 가마터가 있었으나 지금은 작은 공방만 남겨놓고 남양주 수동 지역 등으로 이전하여 옹기의 명성은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나 플라스틱과 견줄 수 없는 옹기만이 지닌 천연의 특성이 몸에 좋다는 인식과 함께 옹기는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요새 김장철인데 예전 같으면 중랑구 옹기점은 문전성시였을 테지요. 옹기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이 제 몸속에 습기가 있으면 숨을 내쉬어 밖으로 뿜어내고 몸이 건조해 습기가 부족하면 숨을 들이마셔 습기를 조절할 줄 아는 과학 중의 과학이요, 흙이 빚은 최고의 그릇임에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